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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책 《기후위기와 자본주의 - 체제를 바꿔야 기후변화를 멈춘다》
기후위기가 재앙이 되지 않으려면

임재경(노동자연대 학생그룹 회원)

 

앞으로 10년 안에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못한다면, 기후위기는 재앙으로 바뀔 것이라는 경고가 빗발치고 있다. “기후변화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세계 배출량을 60~70퍼센트 줄여야 한다. … 주어진 시간은 10~30년이다”.

기후위기가 더 심각해지면 “기아, 파괴, 이주, 질병, 전쟁은 저 멀리 텔레비전에서 보던 슬픈 장면이 아니라 바로 우리 삶의 한가운데서, 그것도 갑작스럽게 벌어질 것이다.”

최근 미국 텍사스 최악의 한파는 이를 힐끗 보여 준다. 이번 북극발 폭풍은 기후 혼돈이 야기한 기상 이변의 최신 징후다.

2019년 스웨덴 청소년 기후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호소는 ’멸종 반란’ 운동 등 전 세계적 호응을 이끌어 냈다. 이런 관심을 반영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보여 주는 책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기후위기와 자본주의》(조너선 닐, 2011년, 책갈피)는 위기의 심각성뿐 아니라 원인과 해결책을제시한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조너선 닐은 영국 ‘기후변화 저지 운동’의 사무국장을 지내며 국제 연대 시위 건설에 기여한 사회주의자이다. 이런 경험 덕분인지 분석과 설명은 딱딱하지 않고 쉽고 명쾌하다.

 

뒤집힌 우선순위

각국 정부들은 말로는 “해결”을 떠들지만 구체적 대안도 내놓지 않고 그나마 미흡한 조처들도 이행하지 않는다. 그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은 돈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말도 안 되고 불가능하므로 개인적 실천이나 시장중심적인 방법만이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해결책’이라면서 책임을 회피한다.

그러나 저자는 인류가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과 자금을 이미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기술로도 온실가스의 80퍼센트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다만 지배자들은 돈이 되지 않거나, 이윤 생산에 타격을 준다는 이유로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투자를 전혀 하지 않으려 할 뿐이다. 자본주의의 (국내적, 국제적) 이윤 경쟁 압박과 축적 논리가 문제 해결을 가로막고 있다. 지배자들의 우선순위는 사람의 목숨이나 환경이 아니라 이윤에 있다.

가령 2020년 문재인 정부는 ‘그린 뉴딜’을 발표했지만, 기후위기를 막는 데 가장 중요한 전력생산 계획에서 오히려 더 큰 화력 발전소를, 더 많이 짓겠다고 발표했다. 화력발전소 해외건설 수주도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화석연료를 태워서 얻는 이윤을 지구 환경과 평범한 사람들을 지키는 것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세계대전 시기에 권력자들은 어마어마한 돈을 퍼부어가며 군수산업을 육성하고 전체 사회의 구조를 바꿔 놓기도 했다. 이들은 자본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면 온갖 추악한 짓을 할 수 있지만, 인류의 생명과 미래를 위협하는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한다.

따라서 기술과 생산력이 너무 발전해서, 혹은 개인들의 소비와 생활 습관 때문에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인류가 이룬 성취들을 생명과 안전, 환경을 위해 쓰지 않는 사회의 조직 방식이 문제인 것이다.

 

희망은 있다

저자는 평범한 “노동자들이 희생을 감수할 이유가 조금도 없다”며 희망, 자신감, 저항의 필요성을 지적한다.

기후위기를 막으려면 급진적 정치 변화가 필요하다. 전 세계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노동계급이 지배자들에 맞서 단결해야 한다. 저자는 기후위기를 정말로 해결해 낼 ‘우리 편’과, ‘적’을 명확히 구분하고, 기후위기 저항 운동과 이 사회에 만연한 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할 사회정의 운동이 결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희망은 있다. 2019년, 전 세계 곳곳에서 기후위기 항의 시위가 거대한 규모로 벌어졌고, 일부에서는 파업도 벌어졌다. 그해 한국에서도 국제 운동의 일부로서 기후위기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런 운동이 더욱 커지고, 결정적으로 노동자 투쟁과도 만난다면 근본적 변혁을 만들어낼 동력이 될 수 있다.

기후위기의 진정한 원인은 무엇일까? 기후위기를 막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탄소거래제 같은 시장적 방법이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을까? 과학 기술이 더 발전하면 막을 수 있을까?

이런 물음들이 머리에 떠오른다면 이 책을 펼쳐보라. 인류를 위협하는 기후위기를 멈추기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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