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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폐지 염원 배신한 문재인 정부 규탄한다

낙태를 전면 합법화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낙태죄를 유지하고, 낙태 허용 기간을 ‘14주 이내’로 하는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는 낙태를 기본적으로 범죄로 취급하면서 부분적으로만 낙태를 허용하겠다는 것으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낙태죄 전면 폐지를 바라 온 여성 대중의 염원을 배신했다. 문재인 정부가 여성의 권리를 위해 함께 싸울 동맹이 결코 아님이 다시금 드러났다.

이번 입법예고는 지난해 헌법재판소(헌재)가 형법상 낙태죄 조항(제269조 1항, 270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이 결정에 따라 올해 말까지 낙태죄 대체 입법이 마련돼야 한다.

올해 8월 12일 법무부 정책자문기구인 양성평등정책위원회는 “임신 주수와 무관하게 형법에서 낙태죄 조항을 삭제”하고 여성의 재생산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라고 법무부에 권고했는데, 문재인 정부는 이 권고안도 무시한 것이다.

지난해 헌재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은 낙태가 죄가 아님을 국가가 인정한 것으로서 낙태권 옹호를 위한 투쟁에 참여해 온 많은 여성들이 이 판결을 환영했다. 대중적 의식과 염원이 성장해 헌재 결정 이전에도 ‘낙태죄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응답한 사람이 58.3퍼센트였다. 임신·출산에 대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옹호하는 집회와 시위 등 여성운동이 벌어진 것도 사법기관에 영향을 미쳤다. 헌재 결정 이후에 이런 여론은 더욱 커져서 여성단체들이 진행한 한 여론조사에서는 낙태에 대해 ‘처벌은 안 된다’고 응답한 사람이 99.2퍼센트, ‘여성의 권리를 우선해야 한다’고 밝힌 사람은 99.8퍼센트로 나타났다(응답자 7077명).

그러나 헌재는 위헌이 아닌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리면서 낙태에 대한 형사 처벌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고, 낙태 허용 범위, 처벌 여부나 기준은 쟁점으로 남겨뒀었다. 문재인 정부는 이런 허점을 파고들어 낙태 허용 범위를 제한하려 한다. 정부가 제시한 ‘임신 14주’ 기준은 당시 단순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들이 예시한 사유 제한 없는 낙태 허용 기간을 이용한 것이다.

그러나 여성의 몸 안에서 벌어지는 임신의 유지 여부는 오롯이 여성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 낙태는 여성이 자신의 몸과 삶을 통제하는 것과 관련된 핵심적 문제다. 국가도, 의사도, 남성 파트너도 아닌 여성 스스로 자신의 삶을 계획하고 통제하기 위해서 여성이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낙태할 권리는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 낙태는 여성의 요청만으로 이뤄질 수 있어야 하고, 사유와 기한 등 어떠한 제한을 둬서는 안 된다. 또한 이미 낙태를 결심한 여성에게 여러 절차들을 추가적으로 두는 것은 불필요한 도덕적 압박감만 키울 뿐이다.

낙태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대폭 줄이는 조처도 필요하다. 낙태 수술에 의료보험을 적용해야 하고, 미프진 등 낙태 약물도 즉각 도입해야 한다. 여성들이 낙태 이후 유급 휴가 등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 부유하고 권력 있는 여성들에게는 이런 일들이 별 문제가 아닐지 몰라도 노동계급과 서민층의 여성들에게 이것은 매우 중요한 권리다.

낙태죄를 유지해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억압하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한다. 낙태는 여성의 권리로서 전면 합법화돼야 한다.

2020년 10월 7일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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