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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기고글

추천 다큐멘터리 <미국 수정헌법 13조>

“자유의 땅”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의 참혹함을 들추다

유나연(노동자연대 학생그룹 회원)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이 미국 전역을 강타하고 있다. 이 시위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여러 나라로도 번졌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 운동의 계기였던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은, 그저 한 사람이 목숨을 잃은 사건인 것만은 아니었다. 경찰 무릎에 목이 짓눌려 “숨을 못 쉬겠어요”라고 신음한 플로이드의 모습은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을 드러낸 한 상징이었다.

요즘 세상 굴러가는 꼴이 탐탁지 않고, 이 사회에 의문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인종차별 문제를 잘 다룬 다큐멘터리 <미국 수정헌법 13조>(원제: 13th)를 소개한다. 마틴 루서 킹 목사를 다룬 영화 <셀마>(2015)의 감독으로 유명한 에바 두버네이의 2016년 작품으로, 미국에서 수십 년 동안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벌인 활동가들이 이 다큐멘터리에 참가했다.

영화 제목인 수정헌법 제 13조는 노예제 폐지를 규정한 미국의 헌법 수정 조항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미국에서 노예제가 폐지됐는데도 왜 여전히 흑인들이 차별받는지 의문을 던지며 시작된다. 그리고 왜 이렇게 많은 흑인들이 감옥살이를 하는지, 지배자들이 어떤 더러운 짓거리로 흑인들을 감옥에 밀어 넣는지 실증적으로 폭로한다.

이 다큐멘터리의 최대 장점은 인종차별이 왜 (그저 무지와 편견인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차별인지를 잘 드러낸다는 데 있다. 이 작품에는 흑인들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천대받아 왔고, 그 천대를 조장하기 위해 미국 자본주의가 체계적으로 기울인 노력이 생생히 표현돼 있다.

다큐멘터리는 충격적 통계를 폭로한다. “자유의 땅”이라는 미국에서 흑인 남성 세 명 중 한 명이 인생에서 한 번은 감옥에 갇힌다고 한다. 게다가 미국은 수감률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이고, 세계 모든 죄수의 25퍼센트가 미국 감옥에 갇혀 있다고 하니, ‘자유와 평등, 민주주의’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 수치가 흑인들이 범죄를 많이 저지르게 때문에 감옥에 더 많이 갇히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다큐멘터리는, 그들이 ‘흑인’이기 때문에 불심 검문을 받고, 꼬투리 잡히고, 사소한 비행을 저질러도 중범죄자 신세를 면치 못한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드러낸다. 다큐멘터리가 소개하는 ‘센트럴 파크 파이브’ 사건은 미국에서 흑인들은 아무 죄를 저지르지 않아도 운이 나쁘면 10년 이상 감옥에 갇힐 수도 있음을 보여 준다.

실제로 미국 경찰은 길 가던 무고한 흑인을 불심 검문하기 일쑤고, 흑인은 저항하다가 경찰에의해 살해당할 수 있다. 이 다큐멘터리 마지막에는 수많은 흑인들이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사망한 장면이 나온다(유족의 동의를 받았다고 밝힌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가는 영상을 다큐멘터리에 실어 억울함을 알리고자 했던 유가족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인종차별을 ‘체제의 발명품’이라고 설명한다. 이 주장을 들으면, 인종차별이 누군가의 의도로 만들어졌다고? 음모론이야!”라고 반문할지 모른다. 하지만 인종차별은 수백 년 전 발명되고 견고하게 다듬어졌다. 이 다큐멘터리에는 인종차별에 관한 마르크스주의적 분석을 뒷받침할 만한 여러 사례들이 담겨 있다. “흑인은 범죄자”라는 이미지를 유포하려고 20세기 미국 지배자들이 얼마나 체계적으로 노력했는지를 이 작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종차별이 없는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사람들은 인종차별이 어떻게 생겨나고 자랐는지, 그 차별로 얼마나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는지, 어떻게 인종차별을 뿌리뽑을 수 있는지를 잘 알아야 할 것이다.

다큐멘터리는 (2015년에 시작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을 지지하면서 끝난다. 이 결말은 4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지금 벌어지는 인종차별 반대 운동이 인종차별을 부추기는 지배자들의 콧대를 확 꺾고, 이 잔혹한 체제를 끝장낼 잠재력을 발전시키기를 바란다.

  • <미국 수정헌법 13조>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과 인종차별에 관련한 더 많은 글들을 읽어 보세요. 👉 https://stu.workerssolidarity.org/a/7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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