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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학교 당국은 학생들의 ‘선택적 패스제’ 요구를 수용하라!

임재경 (연세대 학생, 노동자연대 연세대 모임 회원)

‘선택적 패스제’는 성적이 최종 등재되기 전, 기존처럼 A·B·C 등 등급으로 평가 받을지, 과목 이수 여부만 체크하는 ‘Pass(이수) / Non-Pass(미이수)’로 평가 받을지 학생이 직접 선택하는 제도다.

선택 사항 중 하나인 ‘패스제’는 대학생들의 오랜 요구다. 경제 위기가 더 악화되며 취업 경쟁도 심해졌다. 이는 학점 경쟁으로도 이어져 경쟁시키기에 용이한 각종 학사제도로도 표현됐다. 상대평가, 재수강 횟수 제한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런 상황에서 Pass(이수) / Non-Pass(미이수) 제도는 그나마 경쟁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애초 공지된 수업 계획이 거듭 바뀌었다. 이에 따라 학기 중에 중간고사, 기말고사, 과제의 평가 비중이 달라져 학생들의 혼란이 가중됐다. 가뜩이나 치열한 학점·취업 경쟁 속에서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합당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져왔다.

학생들은 이런 답답한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어달라는 방안으로 ‘선택적 패스제’를 요구했다. 그래서 ‘선택적 패스제’는 코로나19로 말미암은 비대면 강의에 뒤따른 혼란스럽고 불합리한 성적 평가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달라는 정당한 요구이기도 하다.

지난 6월 18일, 비대면 강의로 오프라인 수업이 없는 상황에서도 학생들은 학내 집회를 열었다. (교육권 수호를 위한 연세인 총궐기 투쟁본부(아래 투쟁본부) 주최)

학생 200여 명은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촉구하며, 그간 학생들의 요구를 무시해 온 연세대 당국을 규탄했다. 학생들은 그간 꾸준히 열악해져 온 교육 여건,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내몰리는 경쟁 압박에 대한 정당한 불만을 표출했다.

6월 18일 연세대 학생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 임재경)

그러나 연세대 당국은 “교육적인 견지에서 (선택적 패스제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그러나 연세대 당국이 “교육적인 견지”를 운운하는 건 위선이다. 지난해 연세대 당국은 시간강사 수를 줄이고 대형강의를 늘려서 강의의 질을 떨어뜨렸다. 개설 강의 수도 줄어 수강신청 대란이 더욱 심각해졌다. 외국 국적 학생들은 입학하는 단과대·과 상관 없이 ‘글로벌인재대학’에 입학해야 하는데, 연세대 당국은 이 학생들에 대한 등록금을 올렸다. 학교 당국은 무려 1년에 최대 70퍼센트 등록금 인상 효과를 내면서 학생들의 장학금은 대폭 삭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반면 연세대 당국의 적립금은 최근 2년간 계속 늘어나 5900억 원(2019년 기준)에 달한다! 학교 당국이 말하는 “교육적 견지”는 곳간에 돈을 쌓아두고 학생들의 교육 환경을 열악하게 내모는 것 아닌가.

최근 학생복지처장을 맡고 있는 한 교수는 “(학생들이) 연세대 주인이려면 … 10만원씩 내서 우리 온라인 수업 퀄리티 올리자고 교수님들한테 이런 부탁도 하고 왜 그렇게 못하느냐”며 “10만원이 그렇게 큰 돈인가?”라고 말했다.

연세대 당국은 학생들의 분노가 커지자 재수강 횟수 제한을 3회에서 4회로 늘려주겠다고 한다. 연세대 당국은 애초에 없던 재수강 횟수에 제한을 두곤 학생들의 압력이 커지자 이제야 완화해주겠다고 말한다.

즉, 연세대 당국은 돈과 여력 모든 측면에서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 것이다. 최근 홍대, 서강대 등 일부 대학에서도 이 제도를 도입했다.

학교는 차일피일 답을 미루며 종강할 즈음에나 답을 주겠다고 한다. 시간을 질질 끌면서 학생들의 분노가 공중에서 흩어지길 바라는 것이다. 투쟁본부는 학교 당국에 맞서 그간 누적된 학생들의 분노를 모아 항의 행동을 조직해야 한다.

행진하는 학생들 (사진: 임재경)

선택적 패스제는 코로나19로 인한 성적 부담을 조금이나마 완화할 수 있는 조처로, 정당한 요구다 (사진: 임재경)

☎ 노동자연대 연세대모임 문의 010-2735-9393 (토목4 임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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