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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서울시립대]

예산 70억 줄이고서 적자 핑계?

학교 당국과 서울시는 기숙사 식당 폐점 말고 공공교육 위해 적극 투자하라

지난해 11월 서울시립대학교는 연간 9000만 원의 적자를 이유로 아무런 대책 없이 학교 기숙사 식당의 폐점을 결정했다. 수익성을 이유로 교육 여건을 후퇴시키려는 학교 당국을 비판하는 학생들의 성토와 언론 보도,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항의와 민원이 계속됐다.

학교는 지난해 12월 26일 ‘생활관(기숙사)장의 대화’를 열었다. 그러나 이는 진정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가 아닌 요식 행위였다. 겨우 이틀 전에야 학교 홈페이지에 행사를 공지하고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 오전 10시에 행사를 열었다. 그래서 실제로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학생은 1명이었다.

학교 당국은 내일 몇 개의 안을 놓고 결정한다고 한다. 여전히 학교 당국의 주안점은 적자 최소화이다. 즉, 여전히 수익성 논리를 앞세우는 것이다.

70억 vs. 9000만

그런데 2019년 서울시립대 전체 예산은 2018년 대비 7.4퍼센트(약 70억 원) 감소했다. 이 감소액 중 서울시가 지원하는 예산이 47억 원으로 대부분이었다.(서울시립대학교 2019학년도 대학회계 세입·세출 예산서)

학교 예산과 서울시 지원금을 이렇게 큰 액수로 줄여 놓고, 기숙사 식당 적자 연간 9000만 원을 이유로 학생들이 이용하는 기숙사 식당을 폐점하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학교 당국은 학생들의 교육 여건 개선과 학교 발전을 위해 예산을 서울시에 요구하고 받아 낼 책임이 있다. 그와 달리, 학교 예산을 대폭 줄이고 서울시의 지원이 줄어드는 것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다. 학생들의 교육 여건을 후퇴시키는 것은 완전히 책임 전가이다.

또한 서울시는 세계적 대도시이고 한해 예산이 35조 원이 넘는다. 예산도 매년 2조 원가량 남는다. (정의당서울시당 서울시의정활동 권수정 서울시의원 2019년 정례회 결과보고) 서울시립대는 이런 대도시의 정부가 운영하는 공립대학이다. 더구나 박원순 시장은 진보 인사로 알려져 있고, 교육 공공성 강화를 약속했다.

박원순 시장은 2016년 졸업식 축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반값등록금에서 멈추지 않고 이제 청년의주거비 및 생활비까지 실질 대학 교육비를 낮추는 고민을 서울이 먼저 하겠습니다. …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을 결단했고 청년들이 학업에 집중하고 학부모님들의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진정으로 약속을 실천하고자 한다면, 서울시립대에 대한 지원금을 늘리고 학교 기숙사 충원률과 학생 교육 여건 개선에 힘써야 한다. 대학의 공공성을 대표하고 모범이 되어야 할 공립대가 투자를 대폭 줄인다면 학생들의 학습 의욕과 교수·강사들의 연구 의욕은 더욱 떨어질 것이다. 서울시립대는 수익성 논리로 교육 여건을 후퇴시키는 것이 아니라 공공교육 강화와 질 좋은 교육으로 다른 대학들의 가이드라인이 돼야 한다.

나쁜 선택 중 하나를 고르는 악순환을 깨자

현재 학교 당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기숙사 식당 폐점 이후 방안의 하나는 기숙사 식당 부지를 연구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학생들이 쉴 수 있는 숙소로 전환하고 다른 학교 식당을 주말에 운영하는 것이다.

그러면 학교에 있던 식당이 하나가 사라지고 기숙사 학생들은 주말에 식사를 하기 위해서 불편을 감수하고 학생회관까지 이동해야 한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필요한 단기 숙소와 기숙사 식당 운영은 서로 충돌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에 예산이 줄어들지 않았으면, 전혀 필요 없었을 양자택일이다.

그리고 기숙사 식당 자리에 숙소를 짓더라도 기껏해 야 40명 정도밖에 수용하지 못한다.(서울시립대 2019년 11월 기숙사운영위원회 보고) 전혀 실질적이지 않은 것이다. 바로 이 이유에서, 지난해 총학생회가 학생 1136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이 방안을 반대했다.

또, 40석 밖에 안 되는 시설을 이용하려는 학생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할 것이다.

학교 당국과 서울시는 학생들이 돈 걱정 없이 공부할 여건을 마련하도록 투자를 늘려야 한다.

식당 적자 운영에 학생들의 책임은 없다

학교는 학생들의 식당 이용률이 낮다며 학생들이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한다. 학교측 관계자 한 명은 학생들이 (함께 적자를 메우는)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은근히 학생들에게 적자 책임을 떠넘기는 말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총학생회가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학생들이 기숙사 식당을 이용하는 이유는 ‘가까이에 있어서’(42.80퍼센트)와 ‘주말에 여는 식당이 없어서’(23.97퍼센트)였다. 한편 기숙사 식당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맛이 없어서’가 42.43퍼센트를 차지했다. 음식의 질이 좋고 저렴하면 학생들이 식당을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예산을 줄이면서 적자도 줄이는 운영 방식은 음식의 질을 떨어뜨려, 다시 학생 식당 이용률의 저하로 이어질 것이다. 또한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의 후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미 학교는 지난해 가을 적자를 이유로 학내 모든 직영 식당의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따라서 기숙사 식당을 폐점하는 것이 아니라 학식의 질을 높여 학생들의 식당 이용률을 높이는 것이 대안이 되어야 한다. 물론 이용률이 높아져도 적자가 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학생들의 더 나은 학습 조건과 교육 여건을 위해 꼭 필요한 투자이다.

2020년 1월 13일
노동자연대 서울시립대모임 (연락처: 010-3826-5568 도사 강미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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