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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학교 당국의 비리에 학생들이 항의를 시작하다

한수진
〈노동자 연대〉285호
원 기사 링크: https://ws.or.kr/article/22109

 

지난 5월 7일 고려대학교와 재단에 대한 교육부 감사 결과가 나왔다. 회계 비리 22건이 적발됐다. 학교 당국이 학생들의 등록금을 부정하게 써 온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고대신문〉의 보도를 보면, 이번 교육부의 회계 감사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만을 대상으로 했다. 그조차 10개월 간의 이의제기와 소명 기간을 거쳤는데도 22개나 적발된 것이다.

학생들은 크게 분노했다. 지금까지 고려대 당국은 학생, 시간강사, 청소 노동자들의 요구를 ‘재정 상황’이 좋지 않아 들어 줄 수 없다고 해 왔기 때문이다.

학교 당국의 회계 비리가 폭로된 직후, 고려대 총학생회, 노동자연대 고려대모임,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고려대분회 등 고려대 학내 단체들의 규탄 성명이 줄지어 발표됐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는 5월 13일 오후 5시 고려대학교 민주광장에서 학교 당국의 회계 비리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 제목은 ‘잃어 버린 황금 열쇠를 찾아서’이다. 이번에 밝혀진 회계 비리 중 고위 교원 퇴직 기념품으로 황금 열쇠를 준 사실이 있는 것을 겨냥한 제목이다.

고려대 학생들이 학교 당국의 비리를 규탄하며 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원본] [원본 정보]ⓒ연은정

교육 환경 개선에 돈을 써라

집회가 수업이 다 끝나지 않은 시간에 열렸음에도 학생 100명 정도가 모였다. 총학생회가 준비한 팻말이 다 모자랄 정도였다. 학생들은 힘차게 구호를 외쳤고 발언에 집중했다.

총학생회는 입장문을 발표해,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곳만 지적하는 수세적 태도를 배격한다”며 “총체적인 회계 투명성의 강화”를 요구했다. 학교의 비민주적인 회계 처리 방식에 일침을 놓은 것이다.

이인성 국제학부 학생회장은 “염재호 전 총장이 ‘학생들은 피교육자’라고 말했듯이 학교가 우리를 고려대학교의 구성원으로 보고 있지 않다”며 학교와 단호히 맞서 싸워야 함을 강조했다.

김병우 이과대 학생회장은 이과대의 열악한 실험 환경을 고발했다. “이과대 실험실의 열악한 환경이 고등학교보다도 못하다. 우리의 실험 기구를 녹여서 황금 열쇠를 만든 것 같다.”

발언자들은 모두 학교 당국의 “돈이 없다”는 거짓말을 반박하며 시간강사 해고 없는 강사법 시행, 학내 비정규직 노동자 처우 개선, 학생들 강의 수 보장, 시설 관리 등 등록금을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사용하라고 요구했다.

이미 2012년에는 고려대 재단이 등록금을 쌓아 만든 적립금을 주식 투자에 썼다가 250억 원을 날린 일이 있었다.

아마도 밝혀지지 않은 비리는 더 많을 것이다. 그래서 학교 당국은 노심초사하고 있을 것이다. 이례적으로 빠르게 사과문을 발표한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이 상황을 이용해 학생들의 항의가 더욱 커진다면 교육 환경의 개선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학생, 교수, 강사, 청소 노동자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연대한다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이 집회를 매주 월요일에 이어 나가겠다고 했다. 5월 15일(수요일)에는 회계 비리 규탄 기자회견도 열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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