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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 특혜로 이화여대 학생들이 분노하다 최경희 총장은 사퇴 해야 한다

최순실 딸 정유라가 부정입학 등 엄청난 특혜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많은 이화여대 학생들에게 커다란 박탈감을 안겨 주고 있다. 정유라가 수업에 출석도 하지 않고, 실소를 자아내는 리포트를 내고도 학점을 받는 동안, 평범한 학생들은 밤을 새어 시험공부를 하고 과제를 내고, 채플 시간에 1분이라도 늦을까 봐 지하철역에서부터 전력 질주했다.

최근 정유라가 수강신청을 한 컬러플래닝 수업을 들었던 한 16학번 학생의 폭로 대자보는 학생들의 이런 정서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다른 학생들은] 단순히 수많은 밤을 샌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결과물을 제출하기 위해 상당한 액수의 돈을 지출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 정유라 씨는 어떻게 수업에 단 한 번도 나오지 않고 최소 B 이상을 챙겨갈 수 있나요?”

많은 학생과 교수들이 공정하고 평등해야 할 교육기관인 대학에서 권력자 특혜 비리가 벌어진 것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 이화여대는 돈과 권력만 있으면 입학하고, 교칙을 고쳐서까지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대학으로 기억될 판이다. 이런 사례가 단지 정유라만 있을 거라는 보장도 없다.

의류학과 재학생과 졸업생 1백40명도 특혜를 준 교수들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입학비리 의혹과 연관된 남궁곤 입학처장이 강의를 하는 강의실 칠판에는 금메달 그림이 그려지고, 문은 학생들이 쓴 글귀로 도배됐다.

이화여대 교수들도 최경희 총장이 학사를 “문란”하게 했다며 사상 최초로 시위에 나서기로 했다. 사안의 판돈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런데도 최경희 총장은 10월 17일 ‘해명’ 간담회에서 “특혜라는 건 전혀 없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했다. 사퇴 의사도 없다고 했다. 그간의 의혹만 하더라도 최경희 총장은 몇 번 해임돼도 모자랄 것이다.

학생·교수들의 분노로 들썩이는 지금, 운동을 확대하고 더 강력한 행동을 건설해야 한다. 그러려면 학생들의 최고 의결기구인 전체학생총회를 열어 논의·결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더 강력히

이런 취지에 공감한 일부 학생들이 모여 10월 17일부터 ‘학생총회 소집’ 요청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학생회칙은 ‘재학생 2백명 이상의 요청이 있을 시 총학생회가 전체학생총회를 소집’하도록 명시하고 있다(제1절 6조 2항). ‘학생총회 소집을 바라는 학생들’은 진실을 규명하고 최경희 총장의 해임을 강력하게 압박하기 위해 점거의 확대·강화와 같은 실질적인 행동 방침을 학생총회 안건으로 다루자고 제안하고 있다.

학생들의 높은 관심과 분노는 서명 운동 호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명 운동은 겨우 두 시간 만에 학생총회 소집 요건인 2백 명을 넘겼다.

그런데 본관 점거 농성을 주도하며 “운동권” 배제를 밀어붙여 온 일부 학생들은 서명 운동을 왜곡하며 방해하고 있다. 이 운동에 노동자연대 이대모임 소속 학생들이 적극 참가한다는 것이 이유이다.

이 학생들은 서명 운동 부스 주변에서 서명을 하지 말라고 소리를 친다. 또, 이 학생들이 주로 활동하는 익명 게시판에는 다른 사람의 서명을 자신의 것인 양 몰래 지웠다는 글도 올라왔다. 이에 대해 기발한 생각이라며 동조하는 댓글들이 달렸다. 강의실에서 서명판이 더는 돌지 못하도록 자신이 가로챘다는 글도 올라왔다. 실제로 강의실에서 서명판이 없어지는 일도 벌어졌다. ‘학생총회 소집을 바라는 학생들’이 서명을 경찰에 유출시킬 것처럼 두려움을 부추기는 황당한 주장도 나온다.

학생들의 자발적이고 민주적 의사 표현을 훼방 놓고 왜곡하는 이런 일들은 지독히 비민주적인 행위이다.

이 운동을 특정 단체만의 운동인 것처럼 왜곡하는 것도 총회 소집을 지지해서 서명한 많은 학생들을 무시하는 처사다.

학생들의 항의를 더 강력히 결집시켜야 할 때 총회 발의를 방해하는 일이 과연 누구에게 도움이 될지는 너무나도 뻔한 일이다.

운동에서 정치 단체 배제하기라는 퇴행적인 공상에 집착해 운동의 대의를 저버리는 일은 즉시 중단돼야 한다. 정유라 특혜 의혹 규명과 최경희 총장 해임을 위해 강력한 행동이 결정될 수 있도록 총회 발의 운동에 더 많은 학생들이 힘을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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