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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성명] 26차 기후변화정상회의(COP26)에 부쳐:
세계 지배자들의 기후 위기 대처는 생색내기에 그칠 것이다

올해도 세계는 맹렬한 폭염과 무시무시한 산불, 어마어마한 홍수로 몸살을 앓았다. 기후 변화가 빚어낸 이 재난들로 수많은 사람들이 전례없는 고통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8월 9일 발행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는 앞으로 극심한 폭염·가뭄·홍수가 더 잦아질 것이고, 불과10여 년 후에 기온이 주요 한계치를 돌파할 것이라 경고했다.

이상 고온이 임계치를 넘으면 보건과 농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창궐도 농업 기업들이 산업형 농업을 하고 자연 환경을 파괴한 결과였다.

지난 2000년 동안에 최근(1970년 이후) 50년 만큼 지표면 온도가 오른 적은 없었다. 대부분 이는 석탄·석유·천연가스를 태워서 연료로 사용한 탓이다.

인류의 생존에 대한 적색 경보가 켜지자 각국 권력자들이 실질적인 조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11월 세계 지도자들이 영국 글래스고에서 기후 위기 문제를 논의하는 기후변화정상회의 (COP26)가 열린다.

하지만 COP26이 위기를 해결하리라 결코 기대할 수 없다.

물론 각국 정부들은 과거보다 향상된 목표치를 발표하고 있다. 각국 정부들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넷제로’(net-zero, 흡수량으로 배출량을 상쇄한다는 뜻)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너무 늦는 데다가, 실제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아니다. 넷제로는 탄소 배출은 계속 하면서 나무 심기나 아직 개발되지도 않은 탄소포집저장기술 등을 활용해 탄소를 흡수하겠다는 미심쩍은 계획이다.

결국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위한 실질적인 계획이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UN은 현재 각국 정부가 설정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치로는 2030년까지 배출량을 1퍼센트밖에 줄이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과학자들은 재앙을 막으려면 2030년까지 배출량을 절반 가까이 줄여야 한다고 경고해 왔는데 말이다.

무엇보다 각국 정부들은 여전히 화석연료에 기반한 산업을 규제하는 것은 극도로 꺼린다. 규제는커녕 화석연료에 기반한 산업들에 막대한 지원금을 주고 있다. G20 국가들의 경우 지난해 정부의 기업 지원금 중 80퍼센트가 화석연료 기반 산업을 지원하는 데 쓰였다.

더욱이 재생에너지 육성과 관련해 이들의 진정한 관심은 기후 위기 해결이 아니라 신산업에서 주도권과 경쟁력을 갖추는 데 있다.

문재인 정부의 ‘그린워싱’

한편, 문재인은 최근 유엔 총회에 참석해 2023년에 열릴 제 28차 기후변화정상회의(COP28) 유치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국내에서 석탄화력발전소 설비 용량을 늘려 왔을 뿐 아니라 해외 수출까지 추진해 왔다. 이로 인해 국제적으로 기후 악당으로 찍혀 있는 상황에서 기후 위기 대응 선도국가 행세를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수출해 온 것이 비판받자 올해 10월부터는 해외 석탄발전 금융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임기 내내 수출을 지원해 오다가 임기 말에서야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해외 수출 사업에 대한 지원은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는다.

정부는 COP26을 앞두고 발표할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각계 의견을 반영해 확정한다며 탄소중립위원회를 만들었다. 그런데 여기에는 민간위원으로 한국에서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기업인 포스코와 현대자동차, SK 등 기업 임원진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애초에 제대로 된 안이 나오리라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점들은 자본주의의 권력자들에 의존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이윤 경쟁을 우선하는 관점으로는 자본주의에 뿌리박은 화석연료 기반 산업들을 전면적으로 전환하는 일에 착수할 수 없다.

화석연료 사용 기업들에 대한 직접적 규제 조처를 강화해야 한다. 석탄화력발전소를 몽땅 폐쇄하고, 화석연료 사용 설비를 재생에너지로 전면 전환하도록 강제해야 한다.

이것은 기후 재앙을 막으려면 자본주의 시스템의 이윤 논리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시스템을 바꾸는 근본적 변화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11월에 열릴 COP26 회담을 앞두고 최근 9월 24일 국제 기후행동이 벌어졌고 회담이 열리는 동안에도 영국과 세계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질 것이다.

기후 위기를 극복할 희망은 강대국 정상들의 회의장 안이 아니라 그 바깥의 대중 투쟁에 있다.

이런 행동으로 지배자들이 기후 재앙을 막겠다며 제안한 것들을 훨씬 뛰어넘는 근본적인 조처를 요구해야 한다.

2021년 10월 08일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이 성명은 <노동자 연대> 신문 기사를 많이 참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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