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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기고글

인하대 세월호 참사 3주기 추모 집회

학생·교수·노동자 150여 명이 안전 사회에 대한 열망을 외치다

전국 곳곳에서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추모하는 물결이 일고 있다. 인하대에서도 4월 13일, ‘세월호를 기억하는 인하인 모임’과 ‘우리 시대를 생각하는 인하대 교수 모임’이 공동 주최해 세월호 참사 3주기 추모 집회가 열렸다.

시험이 코앞으로 다가 왔지만 학생 30여 명이 집회에 참가했다. 특히, 지난 주부터 피켓 시위를 하며 임금 인상 투쟁을 해 온 청소노동자들 1백여 명은 “생활임금 쟁취하자!” 하는 문구가 적힌 몸자보를 하고 집회에 모두 결합했다.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 이후, ‘우리 시대를 생각하는 인하대 교수 모임’ 김명인 대표는 개회 인사를 했다.

“다행히 세월호가 돌아 왔습니다. 세월호를 바닷속에 가두어 놓았던 검은 세력들도 이제는 하나하나 죗값을 치르고 있습니다.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미수습자 9명이 돌아 와야 하고,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고, 책임자들을 끝까지 추적해서 죗값을 물어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는 고통스러운 참사를 우리의 기억 속에 아로새기지 않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나도 “학생들, 교수들, 노동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모여 있는 이 광경이 정말 뭉클하다”는 소회를 말하고 추모사를 낭독했다.

“거꾸로 뒤집혀 가라앉던 세월호의 모습은 마치 무너져버린 한국 사회의 안전과 정의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 우리는 물음을 던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 침몰했는가?”, “왜 진실을 숨기는가?”, “도대체 국가는 무엇인가?” 그 답을 찾기 위해 노란 리본을 달고, 촛불을 들고 거리로, 광장으로, 청와대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게 하겠다는 결의와 행동이 있을 때 비로소 추모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을 것입니다. … 돈과 이윤보다 생명과 안전이 우선인 사회를 향해 뚜벅뚜벅 나아가는 것이 바로 ‘세월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세월호 세대’로서 스스로 내놓아야 할 해답일 것입니다.”

이어 교수와 학생 한 명씩 대표로 인하대 구성원들의 요구를 담은 공동결의문을 발표했다.

“세월호 참사의 전체 과정에는 박근혜 정부의 냉혹함과 무능함, 무책임함이 깊이 아로새겨져 있다. 박근혜의 구속 집행과 세월호의 인양이 같은 날 이루어진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필연의 귀결이다.

“만신창이가 된 세월호가 육지에 올라온 것은 정의 실현의 마지막 장이 아니라, 단지 그 시작에 불과한 것이다. …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가 겪었던 바닥 모를 슬픔과 정신적 고통, 그리고 비통한 결의야말로 지난 가을에서 겨울까지 뜨겁게 타올라 정권을 퇴출시킨 위대한 촛불의 진정한 동력이자 연료였다고 믿는다.

“하지만 현재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어떤 후보도 자신의 공약이나 정책 비전 속에 세월호 참사가 가지는 이러한 심대한 의미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각 후보들은 세월호 참사가 남긴 과제를 어떻게 이행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태도와 정책을 밝혀야 한다.”

자리를 가득 채운 청소노동자들도 발언을 했다. 민주노총 여성노조 인하대분회 박명순 분회장은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들의 투쟁에 지지를 보내줄 것을 호소했다. “이런 자리에서 저희 얘기를 하는 게 죄송한 마음도 있는데, 그동안 최저임금도 못 받고 교통비도 없이 일했던 저희 실상을 알리려고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지지 부탁 드립니다.”

여기저기서 박수 소리와 함께 “지지합니다!”, “힘내세요!” 등 따뜻한 응원이 들려 왔다. 육상효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사회자로서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마음과 또다른 약자인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을 응원하는 마음은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며 힘을 보탰다.

마무리 발언에서 김영 국어교육과 교수도 세월호 참사 추모와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을 연결해 지지를 호소했다.

“최순자 총장은 1백30억 원이라는 거금을 한진해운에 투자해 날려 버려 놓고는, 파렴치하게도 청소 노동자들에게는 최저임금도 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투쟁이 승리해서 노동자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고, 학교 공동체가 앞장서서 인간의 존엄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교수들, 학생들 모두 힘을 모아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마음을 넘어 안전한 사회,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를 바라는 학교 구성원들이 함께 모인 이 자리는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인하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주기 추모 집회에 1백50명이 참가했다. ⓒ고혁준

△“책임자를 처벌하라!”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 오선희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안전 사회 건설하자!”, “이제 시작이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학내 행진을 진행했다. 세월호 추모 집회뿐 아니라 최근 학내 행진들에서 수업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자신감 있게 구호를 외치지 못했던 것에 비춰보면 매우 고무적이다. 청소노동자들은 주최 측이 준비한 참사 추모 피켓뿐 아니라, 자신의 투쟁 요구를 담은 피켓을 함께 들고 지지를 호소했다. 길게 늘어선 행진 대열을 보며 사진을 찍는 학생들도 있었다. 집회는 학교 건물에 설치된 추모 분향소에서 학생·교수·노동자 대표 헌화와 묵념을 진행한 후 마무리됐다.

한편, ‘세월호를 기억하는 인하인 모임’은 참사 3주기를 맞아 지난 3년 간의 투쟁 과정을 간략히 돌아보는 사진전과 분향소, 유가족 지지 메시지 캠페인을 3일 동안 진행했다. 수많은 학생들이 정성과 진심을 담아 연대의 메시지를 남겼고, 모임의 활동에 참가하겠다며 연락처를 남겼다. 자신의 강의를 듣는 수강생 수십 명과 함께 분향소를 찾아 헌화를 하고 지지 메시지를 쓴 교수들도 여럿 있었다.

△학생들이 쓴 유가족 지지 메시지 ⓒ 오선희

△ 인하대에 차려진 세월호 참사 추모 분향소에 교수와 수강생 수십 명이 함께 참가해 헌화를 했다. ⓒ 고혁준

세월호 인양이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미수습자 수습과 선체 조사를 앞둔 중요한 시점이지만, 황교안 권한대행은 여전히 피해자 가족들을 인양 과정에서 배제하고 분열시키며 진실을 감추려 안달이다. 촛불이 이뤄낸 조기 대선 경쟁에서도 적폐 청산이라는 촛불의 염원은 찾아보기 힘들다.

적폐 청산과 광범한 사회 변화는 자동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적폐들을 걷어내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에게 기대는 것이 아니라 기층의 투쟁이 강화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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