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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 부당징계 규탄 기자회견 – “학생회 대표자들 징계를 즉각 철회하라”

10월 11일, 광화문 광장에서 ‘박철 전 총장 명예교수 임용 반대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학생회 대표자들에게 내려진 징계를 규탄하고 철회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올해 6월 한국외대 당국은 박철 전 총장을 명예교수에 임용하려고 했다. 이 사실이 8월에 폭로됐고, 당시 한국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비롯한 학생회 대표자들이 박철 전 총장 명예교수 임용 시도를 반대하며 총장실 항의 방문을 진행했다. 그러나 학교 당국은 학생들을 만나 주지 않았고, 총학생회 비대위는 총장실 점거에 돌입했다. 총학생회 비대위는 8일간 점거 이후에도 교육부 기자회견, 박 전 총장 퇴임식 시위 등 항의를 지속해 왔다.

그런데 학교 당국은 학생들의 이런 활동이 학교의 “명예 실추”라며 총학생회 비대위장, 부비대위장, 동아리연합회 회장에게 각 7주 · 6주 · 5주 유기정학이라는 징계를 내렸다.

반(反) 노동, 반(反) 교육 행위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악명 높은 자의 명예교수 임용에 항의한 것이 “명예 실추”라니, 그런 인사를 “명예 교수”로 임용한 학교답다. 학교 당국이 징계 사유로 열거한 것(교육부 앞 기자회견 및 탄원서 제출, 박철 전 총장 퇴임식 앞 시위 등)은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이다. 한국외대 당국은 교육기관이면서 기본권도 무시하며 징계를 내렸고, 징계 대상자들에게 소명 기회를 주지 않는 등 징계 절차조차 비민주적이었다.(관련기사 <노동자 연대> 181호 ‘한국외대 당국은 학생회 대표자들 징계 철회하라’)

총학생회 비대위 김형환 부비대위장이 기자회견 사회를 맡았다. 김형환 학생은 “징계위원회 결과와 과정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7주 · 6주 · 5주라는 징계의 근거”를 납득할 수 없고, 심지어 학교 당국이 징계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어느 것도 말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부당 징계 철회하라” 10월 11일 광화문에서 열린 한국외대 징계 철회 기자회견. ⓒ한국외대 총학생회 비대위

5주 유기정학 징계를 받은 동아리연합회장 성동석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뜨거운 여름, 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거하는데 학교는 대화하는 시늉만 했다. 버스를 빌려 세종시로 갔다. 기자회견을 하고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래도 학교는 학생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되려 징계를 내렸다. 이제 우리는 듣는 시늉만 하는 학교가 지겹다. 학생들이 오죽하면 점거를 하고, 교육부로 찾아 가겠는가. 우리는 잘못한 것이 전혀 없다. 학생들의 행동은 정당하다.”

이어 사범대 학생회장 남한결 학생은 “학교가 학교 질서 혼란 야기, 명예 실추”를 사유로 학생회 대표자들을 징계한 것은 “학생들을 위협하려는 취지로 밖에 안 보인다”며 “세 학우에게만 징계를 내린 것은 대표자들을 징벌해 학우들에게 경고를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두려움이 아니라 분노를 느꼈다. 학교 당국은 대표자들에 대한 징계가 외대 학우 모두에 대한 도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일침을 가했다.

지지의 목소리

총장 임기가 끝난 후에도 “원조 불통”인 박철 전 총장은 악명이 자자했다. 그리고 “신흥 불통” 김인철 현 총장은 가뜩이나 박 전 총장의 불통을 이어받아 신자유주의 대학 기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그간 학생들의 불만이 높았다. 그런 와중에 “신흥 불통”이 “원조 불통”의 악행을 명예라고 칭하니, 많은 학생들이 학생회 대표자들의 투쟁 호소에 높은 지지를 보냈던 것이다. 방학 중이었지만 하루 평균 학생 30여 명이 점거에 참여했고, 박 전 총장 명예교수 임용 반대 서명에는 이틀 만에 학생 1천여 명이 동참했다.

노동자연대 외대모임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해 학생들의 뜨거운 지지 속에 열린 점거가 매우 정당했다고 주장하며 징계를 규탄했다.

나는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1백 번 양보해 징계 과정과 내용의 비민주·반민주성을 차치하더라도, 불명예 교수 박 전 총장의 행적을 보면 학생들의 저항이 얼마나 정당했는지 알 수 있다. 박 전 총장은 재임 당시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고, 비정규직을 양산했다. 그리고 이에 맞선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을 해고로 대응했다. 이때 발생한 재판 비용마저 교비에서 쓰고, 심지어 파업 당시 직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교수를 엄호하는 데도 학생들의 등록금이 대부분인 교비를 썼다. 이런 자가 교육자인가? 그래서 이 싸움은 징계를 받은 학생 대표자들만이 아니라, 학교의 부당함에 권익을 훼손당한 학생, 교직원 모두의 문제다”.

전국대학노동조합 한국외국어대학교지부 정재원 사무국장도 “학생들의 부당 징계는 2006년 창조컨설팅[노조파괴 컨설팅 업체]의 개입으로 일어난 [노조원] 십수 명의 부당 징계에서 시작됐다. 따라서 노동조합은 끝까지 학생들의 투쟁에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대 발언을 한 성신여대 총학생회장 이소현 학생은 “성신여대 또한 총장의 비리 의혹에 해명을 촉구하며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학교 당국이 수사를 의뢰하고, 학생 대표자를 징계하려 학칙을 변경하고 소급 적용했다”며 “표현의 자유를 막고 권리를 훼손하며 헌법에 위배되는 행동은 성신여대만의 문제가 아니”라면서 한국외대 학생들의 징계 철회 투쟁에 지지를 표했다.

한편 학교 당국은 징계를 받은 학생들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강요하고 있다. 부당한 일을 부당하다고 얘기한 게 반성할 일이라니 황당할 따름이다. 게다가 이날 기자회견에는 학생처장과 학생처 직원들이 와서 사진을 촬영하는 등 학생들을 감시했다. 학생처장은 징계 과정에서 징계 대상자들을 불러 마지막 소명 기회도 주지 않았다. 그런데도 부당하다고 항의하는 학생들의 요구에 답변도 하지 않으면서 징계 규탄 기자회견 자리에 와, 학생들을 감시해 분노를 자아냈다. 결국 한 발언자가 항의하자 학생처장은 기자회견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징계 규탄 및 철회를 요구하며 학생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더불어 매일 학내에서 학교의 부당 징계를 알리는 ‘필리버스터’를 하며 학내 홍보전을 진행하고 있다. 곧 시험 기간이지만 앞으로도 징계의 부당함을 학내·외에서 모아 지지와 연대를 건설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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