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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기고글

농성 이대생들 사법처리하겠다는 경찰청장 규탄한다

박근혜 정부는 지엽적 쟁점 부각시켜 반교육적 처사 덮으려 말라

http://wspaper.org/article/17498

김지윤

 

강신명 경찰청장이 신자유주의 대학 구조조정에 항의하는 대학생에게 강경 대응을 하겠다고 나섰다. 강 청장은 8월 1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화여대 본관 점거 투쟁을 한 학생들을 사법처리하겠다’고 발표했다. 감금은 친고죄가 아니므로 학내에서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경찰이 나서서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부패의 일부인 경찰 당국이 법치 운운하는 것은 위선의 극치다. 경찰은 지금 청와대 민정수석 우병우 아들의 의경 특혜 의혹에 휩싸여 있다.

최경희 이대 총장은 그간 학생들과는 불통으로 일관하면서 박근혜 정부와는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이번 ‘미래라이프’ 대학 신설도 박근혜 정부의 ‘교육개혁’ 가운데 ‘선취업 후진학’ 활성화 정책과 연결된 것이다. 정부는 이런 정책으로 고졸 출신 노동자들을 더 빨리 노동시장에 투입시키고, 대학 당국들은 정원 외 등록금을 받아 배를 불리려 한다. 이대 당국은 박근혜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 계획인 프라임 코어 사업을 신청해 대학을 기업의 필요에 맞춰 개편하는 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미 높은 등록금에도 낮은 장학금, 교원 부족, 강의실 부족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학생들은 이번 미래라이프 대학 신설이 이런 구조조정의 일환이고,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느낄 법하다.

게다가 이대 당국은 평생교육 단과대학 ‘미래라이프’ 대학 강좌를 다음 학기부터 신설하겠다면서 학생들은 물론이고 교수들에게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점거 참가자들에게도 권위주의적 태도로 일관해 학생들의 분노를 키웠다. 따라서 학생들의 점거 투쟁은 일방적으로 ‘학위 장사’를 결정 · 강행하려는 대학 당국에 대한 정당한 항의다.

△이화여대 학내 곳곳에 학교 당국의 평생교육 단과대학(‘미래라이프 대학’) 신설 계획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대자보 등이 붙어 있다. ⓒ이미진

연이어 학생들 뒤통수쳐 온 학교 당국

그간 이대 당국이 학생들을 상대로 보여 온 권위주의적 태도 때문에 학생들의 불만은 누적됐다. 올해 초 이대 당국은 박근혜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 계획인 ‘프라임 코어’ 사업 신청을 학생들이 반발하는데도 밀어붙였다. 심지어는 항의하는 학생들에게 거짓 약속을 하며 뒤통수를 치기도 했다. 이번에 점거에 나선 학생들이 평의원 교수들에게 약속을 요구하며 이틀 가까이 나가지 못하도록 한 이유다.

지난해에는 이대에서 열린 친일부역자 김활란(이대 초대 총장)의 이름을 딴 시상식에 박근혜가 참석하자 수백 명이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연이은 폭염으로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든 날씨에 닷새 동안 점거를 유지하는 데에는 그간의 경험이 큰 영향을 끼쳤다.

이번에도 학교 당국은 ‘총장이 학생들과 조건 없이 대화하겠다’고 공식 문자를 보내 놓고는 뒤로는 경찰 병력 투입을 요청했다. 학생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점거 사흘째인 7월 30일 경찰 당국은 교수들을 “구출”하겠다며 이화여대에 무려 21개 중대 1천6백여 병력을 투입했고, 이것은 사회적 비판을 거세게 불렀다.

지난해에도 경찰은 박근혜가 이대를 방문했을 때 경찰 수백 명을 학내에 포진시켜 항의 시위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물리력을 행사했다. 지금 경찰 당국의 강경 대응 계획 발표가 지난해 박근혜에게 톡톡히 망신을 준 학생 시위에 대한 보복으로 보이는 이유다.

한 목소리내기

한편, 경찰청장의 협박은 지금의 투쟁이 이대만의 투쟁이 아니라는 점도 잘 보여 준다. 박근혜 정부는 “사법처리” 협박으로 점거 참가자들을 위축시키고 사회적으로 고립시키고 싶을 것이다. 교육개혁을 노동개혁과 함께 4대 개혁으로 꼽는 박근혜 정부는 이대 투쟁이 승리하면 대학 구조조정에 차질을 빚을 것임을 우려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투쟁의 승리가 다른 대학들을 자극해 저항이 확대될 수 있고, 박근혜 정부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들에게도 큰 자신감을 심어 줄 수 있다는 점을 크게 의식했을 것이다. 가뜩이나 온갖 부패 추문이 터지며 박근혜 정부 내부의 분열이 깊어지는 상황은 박근혜 정부를 더욱 조급하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이화여대 학생들은 다른 대학생들에게 연대를 호소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은 더 많은 학생들에게서 교육의 기회를 박탈하고, 낡은 강의실과 비싼 등록금 부담을 지울 것이다. 정부는 대학의 서열 구조를 이용해 이런 정책에 부응하지 않는 대학들에 재정 지원을 줄임으로써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이런 바닥을 향한 경쟁에 맞서는 최상의 방법은 여러 대학의 학생들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광범하고 강력한 사회적 연대는 운동 참가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 줄 뿐 아니라 정부가 공격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만들 수 있다. 연대 건설은 탄압을 막아 낼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다.

이대생들의 점거 소식과 경찰력 투입 소식이 알려지면서 서울대를 비롯한 여러 대학의 총학생회들이 공동 지지 성명을 발표한 것은 매우 중요하고 환영할 일이다. 이 점에서 점거 농성을 주도한 학생들이 – 아마도 학교가 외부 세력이라 공격할 것임을 두려워해 –총학생회 공동 기자회견이 이대 본관 앞에서 열리는 것에 반대한 것은 아쉬운 일이다.

신자유주의 대학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이대생들의 점거 투쟁은 정당하다. 경찰 당국은 반교육적 · 비민주적 대학 당국을 돕고자 준비하는 학생들 탄압을 단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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