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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부산대 총장직선제 고수하기로 합의
지속될 교육부의 폐지 압력에 맞서 싸워야

한태성 (노동자연대 부산대모임 회원)
[노동자연대 기사 링크] : http://wspaper.org/article/16166

지난 8월 17일 고(故) 고현철 교수가 총장직선제 폐지를 반대하며 투신해 숨졌다. 그리고 고인의 희생으로 부산대는 전국 국립대 중 총장직선제를 유지하는 유일한 대학이 됐다.

지난 8월 19일 부산대 교수회와 대학본부는 교섭을 거쳐 “총장직선제 실현을 위한 적법한 절차를 밟기로 합의”하고 “고(故) 고현철 교수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대학 구성원 모두의 힘을 합쳐 대학발전과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몇 년간 고(故) 고현철 교수를 비롯한 부산대 구성원들은 총장직선제 폐지에 맞서 싸워 왔다. 이명박 정부 때부터 교육부의 협박이 지속됐음에도 부산대가 국립대 중 유일하게 총장 직선제를 고수할 수 있었던 이유는 총장직선제를 지키려는 지난 3년 동안의 교수님들의 투쟁과 2011년 학생총회와 같은 학생들의 저항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주의를 수호하고자 하는 의지로 총장직선제를 지켜낸 것은 성과이다.

대학 구조조정을 위한 교육부의 직선제 폐지 협박에 단호히 맞서자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학내 구성원들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고 간선제를 밀어붙인 교육부와 대학을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정부의 정책이 그것이다.

총장직선제는 단순히 학내 민주주의 문제만은 아니다. 총장직선제 폐지는 국립대학에 대한 구조조정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교육부는 간선제를 통해 정부 측에 유리한 인사를 총장으로 임명해 대학을 교육부에 예속화시키고 자신들의 정책을 주입하기 쉽게 만들려고 한다.

총장간선제를 받아들였던 경북대에서는 학교 측이 간선제를 통해 총장을 뽑았는데도 교육부가 정당한 사유를 밝히지 않고 임용 제청을 거부하고 후보를 재선정하라고 학교 측에 요구한 바 있다. 교육부가 자신들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임명하지 않겠다는 검은 속내를 드러냈던 것이다.

교육부 장관 황우여는 총장직선제 폐지 정책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이미 밝혔다. 교육부는 이전처럼 마땅히 줘야 할 지원비를 무기로 대학을 옥죄어 올 것이 분명하다. 교육부는 2012년에도 부산대를 교육역량강화사업에서 배제하고 몇 십억 원의 지원금이 삭감했다. 또 대학특성화사업(CK1)에서도 총장직선제를 지키는 대학들에 대하여 사업비를 감액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미 부산대는 ACE사업(학부교육선도대학 육성사업)에 선정됐는데 이 또한 총장직선제를 재추진 하겠다는 결정과 함께 무효화될 거라는 얘기가 있다.

일부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돌아갈 지원금 삭감에 미안한 마음을 비치며 교수들이 모금을 해서라도 지원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교수들도 연구비 삭감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지원금 삭감은 교수평가제도로 경쟁에 몰린 교수들과 취업·학점 경쟁에 지친 학생들을 모두 압박하는 구실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국가가 당연히 국립대에 지원해야 할 지원금을 온전히 부산대 구성원들이 받아야 한다. 따라서 당당히 민주주의를 요구한 교수들과 학생들이 연대해 지원금 삭감을 통한 교육부의 직선제 폐지 협박에 맞서 지속적으로 싸워야 한다. 또한 대학을 줄 세우고, 영리화시키려는 정부의 정책에도 교수, 교직원, 학생이 힘을 모아 맞서 싸워 제동을 걸어야 할 것이다.

총장직선제 문제는 부산대만의 문제도 아니다. 오늘 고 고현철 교수의 장례가 전국 교수장으로 치러졌는데, 거점국립대교수연합회는 “대학의 자율성과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교육부의 어떤 정책도 거부하고 이의 폐지를 위해 총력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의 국공립대와 사립대 교수, 학생, 교직원들이 함께 교육부의 비민주적 정책과 이윤과 경쟁에 맞춘 구조조정에 반대하고 투쟁해야 한다.

부산대를 비롯한 여러 대학의 교수들뿐 아니라 부산대의 많은 학생들도 방학 중임에도 추모대회에 참가했다. 많은 학생들에게도 교수님을 잃은 것은 너무나 충격적이고 슬픈 일이다. 고(故) 고현철 교수님의 유지를 이어받아 노동자연대 부산대모임 소속 학생들은 앞으로 있을 교육부에 압력에 맞서 굳건히 싸울 것이다. 많은 학생들도 함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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