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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노동자연대 기사]

영국 ‘맑시즘2015’ 현장 취재: 쿠벨라키스 VS 캘리니코스

시리자가 실패한 지금, 혁명가들의 과제는 무엇인가?

7월 10일 밤 그리스 시리자 정부는 유럽연합에 제안할 고강도 긴축안을 내놓았다. 시리자 소속 의원 다수를 포함해 국회의원 다수가 찬성해 그 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이 주최하는 ‘맑시즘2015’ 참석을 위해 영국에 있던 필자를 포함해 유럽의 많은 사람들은 다음날 아침 뉴스에서 이 소식을 듣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국제 채권단이 제안한 긴축안이 시리자 정부가 호소한 국민투표에서 압도적 반대로 부결된 지 일주일도 채 안 돼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점에서 더 충격이었다. 대체 그리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마침 다음날인 7월 11일 저녁 ‘시리자가 집권한 그리스는 어디로?’라는 주제의 워크숍이 예정돼 있었다. 시리자 중앙위원이자 시리자 내 좌파적 의견그룹 ‘좌파 플랫폼’ 지도자인 스타시스 쿠벨라키스와 SWP 운영위원장 알렉스 캘리니코스가 연사였다. 그리스의 현재 상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듣고 토론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1천 명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토론장을 가득 채웠다.

7월 11일 영국 ‘맑시즘2015’의 ‘시리자가 집권한 그리스는 어디로?’ 워크숍에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다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

스타시스 쿠벨라키스의 연설

쿠벨라키스가 먼저 연설에 나섰다. 그는 어느 그리스인이 7월 5일 그리스 국민투표 직후 “이제 우리는 계급투쟁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했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연설을 시작했다.

“불행히도 우리는 그 결승전에서 패배했습니다. 그리스 정부가 내놓은 긴축안은,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융커가 강요했지만 그리스인들이 62퍼센트 반대로 거부했던 그 긴축안을 아주 살짝 수정한 것이었습니다. 이는 정말 충격적인 일입니다.

“이로써 많은 기대를 모았던 좌파의 정치 실험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이번 실패는 그리스와 유럽 전역에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려면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를 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방법상 저지르지 말아야 할 오류를 먼저 지적하고 싶습니다.

“우선, 과거의 분석을 그대로 답습하는 오류를 피해야 합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해, ‘전형적인 개혁주의의 배신’이라는 류의 분석이 그런 상투적 분석입니다.

“그리스인들에게 개혁주의는 그다지 나쁜 기억이 아닙니다. 특히 민주화 등을 가져온 [1981~85년] 1기 사회당(PASOK) 정부에 대한 기억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심지어 지금의 그리스 정부는 좌파 정부입니다.

“방법과 관련해 말씀드릴 둘째 사항은 배신이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배신이란, 처음부터 모종의 계획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를 숨기고서는 선거로 집권해서 뒷통수치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정치 전략이 실패한 것으로 봐야 합니다.

“방법과 관련해 지적하고 싶은 셋째 사항은 분석이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난 2월 저와 캘리니코스는 국가, 억압기구, 좌파의 정부 참여 문제 등 이론적 쟁점들을 놓고 토론했습니다. [▶ ‘스타시스 쿠벨라키스 VS 알렉스 캘리니코스: 시리자와 사회주의 전략‘, <노동자 연대> 145호를 참조하시오.] 그러나 그 토론 내용들로는 지금의 문제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채권단의 요구와 압력도 설명할 수 없습니다.

“‘개혁주의의 배신’이라는 지적보다는 전략적으로 무엇이 중요하냐는 질문이 더 중요합니다. 이에 답하기 위해 시리자의 집권 배경을 살펴봅시다. 시리자는 테살로니키 강령을 걸고 집권했습니다. 이 강령은 부채 [일부] 탕감과 긴축 중단을 핵심으로 했습니다. 그러나 채권단과의 협상과 별개로 이 강령을 이행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비현실적이었습니다.

“채권단은 부채 탕감이라는 단어조차 입에 올리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가장 악랄한 수단을 동원해서 공격에 나섰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마리오 드라기는 그리스의 돈줄을 막았습니다.

“정부는 협상으로 무엇을 얻어낼 수 있다는 환상이 있었지만 현실에서는 양보에 또 양보를 해야 했습니다. 결정적으로 정부는 [그 협상이 잘 되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하겠다는] 대안적 계획이 없었습니다.

“시리자 지도부는 유럽연합의 관대함에 기대를 걸었습니다. 한 나라에서 계급세력 판도를 바꾸고, 지배자들의 모순을 이용하고, 국제적 연대가 있으면 선한 유럽연합을 만들 수 있다고 착각했습니다. 이런 좌파적 유럽주의는 20세기의 혁명이 실패한 것에서 기원했습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시리자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습니다. 더는 이전과 같은 시리자일 수 없습니다.

“어젯밤 표결에서 시리자는 자당 의원들을 통제하지 못했습니다. 시리자 소속 의원 17명은 찬성표를 던지지 않았고, ‘좌파 플랫폼’ 소속 의원 15명은, 비록 정부가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찬성 표를 던졌지만 긴축안 자체에는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좌파 플랫폼’은 긴축이 아닌 대안으로 그리스의 유럽연합 탈퇴를 주장했습니다.

“7월 5일 국민투표는 노동계급이든 민중 계급들이든 여러 부문의 많은 사람들이 싸울 태세가 돼 있다는 것을 보여 줬습니다. 이는 우리가 가진 자본이고 결코 유실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프랑스 철학자 사르트르의 말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내 모든 실수를 되돌아보면 언제나 충분히 급진적이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다.’ 그러나 제게 그 급진성은 상투적 의미의 급진성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젖히는 것입니다.”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연설

캘리니코스가 이어서 연설했다. 이날 캘리니코스는 지난해 8월 방한해 노동자연대 주최의 ‘맑시즘2014’에서 연설할 때보다 훨씬 더 격정적인 모습이었다.

“저와 쿠벨라키스의 토론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지난번 토론은 시리자가 유럽연합과 [구제금융을 네 달 연장하기로] 합의하면서 굴복하기 시작한 2월 말이었습니다. [▶ ‘스타시스 쿠벨라키스 VS 알렉스 캘리니코스: 시리자와 사회주의 전략’, <노동자 연대> 145호를 참조하시오.]

“먼저, 저는 현재 상황이 전혀 기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어젯밤의 일은 그리스와 세계 노동계급에게 끔찍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어젯밤의 일은 40년 전 포르투갈 혁명 이후 유럽 노동계급이 겪은 가장 중요한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7월 5일 국민투표는 그야말로 그람시적인 순간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노동계급이 노동계급 바깥 세력들(상인, 농민 등)에 대한 헤게모니를 차지한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쿠벨라키스와 달리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봅니다. 지금은 최종 점수를 셈할 때가 결코 아닙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이 무엇일까요? 저는 몇 가지로 정리하고 싶습니다.

“첫째, 유럽연합이 어떤 조직인지 그 실체가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좌파 중에는 유럽연합이 모종의 진보성을 띤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번 일은 유럽연합이 얼마나 악랄하게 긴축을 강요하는지를 보여 줬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유럽 지배자들이 비합리적인 것을 핵심 문제로 여깁니다. 유럽 지배자들이 케인스를 읽지 않아 멍청한 것을 핵심 문제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유럽연합 지배자들은 철저히 자본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을 뿐입니다.

“저들이 이토록 가혹하게 구는 것은 세계적 위기 속에서 저들도 가혹한 경쟁을 국제적으로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세계 지배자들은 노동자들에게 위기의 대가를 떠넘기기를 바라는 데서는 한통속입니다. 유럽 지배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둘째, 우리는 이번 일에서 개혁이냐 혁명이냐 하는 문제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쿠벨라키스는 상투적 분석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추상적으로는 옳은 말입니다. 우리는 매번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합니다. 그러나 지난 2백 년 동안 국제 노동계급이 거쳐 온 역사적 경험을 무시해서도 안 됩니다.

“쿠벨라키스는 시리자가 개혁주의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시리자는 [개혁주의이지만] 주류 개혁주의나 그리스 사회당류의 개혁주의와 아주 같지는 않다고 보는 것이 더 옳습니다.

“즉, 시리자는 유럽에서 성장하고 있는 좌파 개혁주의의 일종입니다. 좌파 개혁주의는 기존 사회민주주의보다는 좌파적입니다.

“쿠벨라키스는 일부 좌파들이 유럽연합에 환상을 갖고 있다고 했는데 정말 그렇습니다. [스페인 포데모스의 사무총장] 이글레시아스의 글을 보면 유럽연합 틀 안에서 유럽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내용들을 숱하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개혁이냐 혁명이냐는 물음은 단지 몇몇 개인을 비난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지금처럼 유럽과 전 세계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유럽연합(비록 개별 국민국가보다는 크지만)을 보존하면서 노동자들의 삶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논리적으로 어떤 결론으로 이어지는지를 알기 위한 것입니다.

“이번 그리스의 경험에서 우리는 정당에 관해서도 배울 수 있습니다. 시리자는 여러 좌파 경향이 연합한 정당입니다. 이 연합은 선거에서는 큰 성공을 거뒀지만 집권한 뒤로는 실패했습니다. 지금 시리자가 보여 주고 있는 것이 [범좌파 정당 모델] 전략의 실패가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어젯밤 ‘좌파 플랫폼’이 보인 행동은 전혀 자랑스럽지 못했습니다. ‘좌파 플랫폼’ 소속 의원들은 일치단결해서 반대표를 던지고 거리로 나와 적극적으로 반대 시위를 호소했어야 합니다. ‘좌파 플랫폼’이 전망을 가지려면 시리자에서 나와 안타르시아와 함께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일[긴축안에 찬성하거나 기권한 일]은 자신을 찍어 준 유권자들에 대한 명백한 배신입니다.

“또한 이번 일은 혁명가들이 광범한 좌파와 함께하면서도 독립적으로 실천할 조직을 건설하고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옳았음을 입증해 줬습니다. 그러나 ‘좌파 플랫폼’은 독립적으로 행동하지 못했습니다.

“7월 5일 국민투표는 노동계급이 스스로 조직할 잠재력을 보여 줬습니다. 정부의 어젯밤 결정으로 노동자들의 사기가 떨어지리라고 보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관점입니다.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국민투표 때 보여 준 노동자들의 자기 조직 능력은 한순간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시리자에 있든 안타르시아에 있든 좌파라면 노동자들의 그런 능력을 키우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좌파 플랫폼’이 그들의 대표성을 활용하지 않은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쉬운 일입니다. 만약 그들이 의회에서 “우리는 ‘오히’[OXI, ‘반대’라는 뜻의 그리스어 낱말]를 대변한다!” 하고 행동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한편, 캘리니코스 연설 중간에 아나키스트로 보이는 사람 두어 명이 복면을 쓰고 연단에 난입해 시리자를 비난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펼치려 했다. 그러나 토론회 주최측의 신속한 대응으로 그 시도는 실패했고 그들은 빠르게 달아났다. 진중한 연설이 방해받은 것에 많은 참가자들이 성토했다.

청중 토론

캘리니코스의 연설 이후 청중 토론이 진행됐다. 영국뿐 아니라 독일과 아일랜드에서 온 사회주의자들의 발언이 있었다. 그 뒤 그리스 사회주의노동자당(SEK)의 지도적 당원이자 본지의 그리스 자매지인 <노동자 연대>의 편집자 파노스 가르가나스가 발언했다. 그는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는 말로 시작하며 큰 환호를 받았다.

“다만 우리는 심판이 전혀 공정하지 않고, 경기장이 우리에게 불리하게 기울어져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투쟁은 계속될 것입니다. 이것은 지난 5~6년 동안 긴축에 합의한 그리스 정부들이 결국 어떤 운명을 맞이했는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하나같이 역사의 쓰레기통에 처박혔습니다.

“치프라스가 긴축안에 서명을 했는지 안 했는지, [독일 총리] 메르켈이 그 제안을 받아들일지 아닐지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관건은 그리스 노동자들이 싸움에 나설 것이냐 아닐 것이냐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싸워 온 그리스 노동자들이 이제 와서 후퇴할 조짐은 없습니다. 앞으로의 일을 전망할 때 이 사실이 중요합니다.

“제가 쿠벨라키스에게 동의하는 것이 있는데, 시리자한테는 경기가 끝났다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시리자라는 프로젝트는 모순이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자본의 합리성에 호소하며 유럽연합을 그 자신에게서 구하려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자들에게 투표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시리자의 실패는 바로 그 모순의 논리적 결과입니다.

“지난 5개월 동안의 협상 과정에서 시리자는 거듭 양보하며 후퇴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노동자들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병원과 항만 노동자들은 그리스 역사상 최초로 등장한 좌파 정부 아래서도 파업 투쟁을 벌였습니다. 항구 민영화가 발표됐을 때 항만 노동자들은 항구를 완전히 폐쇄시켰습니다.

“바로 이런 노동자 투쟁의 결과로 국민투표가 실시될 수 있었고, 또 노동자들은 투표에서 이길 수 있었습니다. 시리자를 집권시킨 데 이어 노동자들은 또 선거에서 승리한 것입니다.

“이제 자본은 ‘투표 결과가 어찌 됐든 결국 내가 이긴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이제는 선거가 아니라 노동자들이 작업장에서 발휘할 수 있는 힘을 사용할 때입니다.

“다가오는 월요일[7월 13일] 그리스 공공부문 노총(ADEDY)의 주도로 긴축안 반대 총파업을 논의하는 자리가 열립니다.

“안타르시아는 이 파업을 지지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시리자 좌파 의원들이 스스로 긴축에 반대하는 좌파를 자임하는 만큼, 비록 어젯밤에 표를 어떻게 던졌든, 말대로 행동하길 바랍니다. 이 파업을 지지하고, 함께 투쟁하고, 긴축을 날려 버림으로써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가르가나스의 발언 이후 SWP 당원인 한 교사가 ‘배신이라고 할 수 없다’는 쿠벨라키스의 말을 겨냥해 발언했다.

“저는 교사이고 싱글맘입니다. 저는 매일 일터에서 온갖 논쟁을 겪습니다. 만일 그리스에 저와 같은 처지의 싱글맘 교사가 있다면 그는 어젯밤 시리자의 행동을 배신이라고 분명하게 느낄 것입니다.

“또 한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황금새벽당에 관한 것입니다. 황금새벽당 의원 17명이 긴축안에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우리는 파시스트들이 긴축 반대를 대변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됩니다.”

스타시스 쿠벨라키스의 정리 발언

이어서 쿠벨라키스가 정리 발언을 했다. 청중은 따뜻한 박수로 그의 정리 발언을 맞이했다.

“제가 모든 게 다 끝났다고 말하려 한 것은 아닙니다. 계급투쟁에는 끝이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 자리에 와서 ‘안녕하세요, 저는 시리자 중앙위원입니다. 어젯밤 일은 흔한 후퇴일 뿐이고 여전히 투쟁이 진행 중이니까 별일 없을 것입니다’ 하고 말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부정직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청중 토론에서 제기된 것에 대해 제 의견을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개혁주의는 일관되게 체제 내 물질적 개혁을 추구하려는 것입니다. 개혁주의는 그 한계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간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시리자는 개혁주의가 아닙니다. 시리자는 반자본주의 정당으로 자본주의 철폐와 사회주의를 지향합니다.

“시리자 내부에 모순이 있다는 파노스의 지적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바로 그런 모순이 있다는 것이야말로 시리자가 개혁주의 정당과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저는 그리스가 유로존과 결별하지 않으면 긴축을 끝내지 못할 것이라고 오래전부터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일로 무언가가 ‘입증’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멋드러진 구호를 갖는 내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차 벌어질 일을 구체적으로 내다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시리자 지도부가 유럽연합에 굴복한 지금, 파시스트가 긴축과 기존 체제에 맞서는 급진적 투사인 양 나설 위험이 있습니다. 좌파들이 재결집해, 파시스트에 맞서 모두 같은 편에서 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파노스가 파업을 얘기했는데, 시리자 활동가들 중 전투적 노동조합 활동가들은 ‘좌파 플랫폼’에 속해 있습니다. 특히 월요일 모임을 주도하는 노조에서 그렇습니다. 저는 그들이 투쟁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스 정치의 좌파적 대안에 대한 질문도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라파비차스가 중요한 글을 썼습니다. 이는 ‘좌파 플랫폼’의 제안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저는 이전의 방식을 더는 고수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시리자 내부의 한 경향이었던 덕분에 할 수 있는 일도 있었지만 동시에 많은 제약도 받았습니다. 이것은 추상적 논리가 아니라 구체적 경험을 통해 얻은 결론입니다.

“이번의 경험에서 집단적 교훈을 이끌어 내 다음에는 더 나은 모습을 보이겠습니다.”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정리 발언

뒤이어 캘리니코스의 정리 발언을 했다.

“쿠벨라키스와 저는 개혁주의를 이해하는 데서 차이가 있습니다. 1940년대의 영국 노동당, 1980년대의 토니 벤 모두 자본주의를 비판했고 사회주의를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사회주의’는 언제나 모호했습니다. 20세기 초 독일 사회민주당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시리자가 아주 급진적인 운동 속에서 성장했고, 상당수 당원이 스스로 마르크스주의자를 자처하고, 시리자가 그리스 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조직이라는 점은 분명 사실입니다.

“그러나 유럽연합 안에서 타협을 통해 긴축을 막아내겠다는 것이 바로 개혁주의의 모습입니다.

“지금은 이른바 진실이 밝히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범좌파 연합 안에서 (쿠벨라키스 같은) 몇몇 개인이 지적으로 옳은 주장을 내놓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사회주의자는 결정적 순간에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독립적인 혁명적 당이 필요합니다. 레닌이 1917년에 한 일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그리스 혁명가들에게 필요한 자세가 바로 이것입니다.

“지금의 법석이 모두 그리스 정부가 제출한 안을 놓고 일어났다는 것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유럽연합과 독일이 그 안을 수용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저들은 유럽연합에 대들면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를 보이려고 그리스를 쫓아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유럽연합이 그리스 정부의 안을 수용해 합의해 주더라도 문제는 남습니다. 따라서 혁명가들은 합의 소식에 안도할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도록 고무해야 합니다.

“한 동지가 지적했듯이 황금새벽당이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사기저하된다면 그들이 성장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지금까지는 투쟁의 예행연습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리자가 긴축을 강행하려는 지금, 진짜 투쟁이 시작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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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외채 위기와 시리자의 부상

좌파 정부는 긴축을 끝낼 수 있는가

알렉스 캘리니코스,스타티스 쿠벨라키스 지음 | 2015-05-14 | 232쪽| 12,000원 | 책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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