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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기고글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 ─ 청년 일자리 문제의 해결책인가’ 토론회에 다녀와서 – 청년 실업의 원인은 정규직 노동자가 아니라 정부와 기업에 있다

김지은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회원, 홍익대 학생)

4월 14일 고려대학교에서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가 주최한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 – 청년 일자리 문제의 해결책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의 공동본부장을 맡고 있는 권영국 변호사가 연사로 왔다.

연사 발제에 앞서 박근혜 정부에 맞짱뜨는 4.24총파업을 조직하고 있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특별 발언이 있었다.

한상균 위원장은 학생들에게 “미생 드라마 아시죠? 여러분은 앞으로 장그래가 살 건지, 오과장으로 살 건지 고민해본 적이 있나요?”라며 첫 운을 띄웠다.

“둘 다 좋지 않습니다. 장그래, 오과장 둘 다 이 시대의 노동자로 적당하지 않은 노동자의 삶이잖아요. 둘 다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해 주지 않는 사회에서 국가가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해 줘야 하는데 국가가 나서서 자본가들의 이익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성완종 사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박근혜 게이트처럼 정권의 핵심부들이 부패한 상황이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민주노총이 총파업에 나서고 있어요.”

한상균 위원장은 또한 총파업을 조직하는 과정에서의 고충도 털어 놓는 반면, 총파업에 대한 결의도 다졌다.

“총파업은 노동자들이 가진 최고의 힘이에요. 그러나 총파업 운동이 10년 동안 약해져 왔었어요. 이 힘을 다시 모으고자 하니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민주노총에서 다시 힘을 세우고자 직선제를 시작했고, 조금은 변한 거 같아요. 그동안의 뻥파업과 이번 4.24 총파업은 다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꾸준히 주변 사람들을 설득하고 조직하고 투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동자들만의 힘으로도 안 되고, 학생들만의 힘으로도 이길 수 없습니다. 다같이 싸워야 합니다. 나만 비껴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는 바뀌지 않습니다. 대통령 선거 몇 번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삶을 만들 수는 없을 것입니다. 노동자들의 투쟁이 우리의 조건을 향상시키는 발판이 돼야 합니다. 민주노총이 그동안 밀려왔던 노동조건 향상과 정치적 요구를 걸고 싸우려고 해요. 학생들도 최저임금 1만 원 서명 받아주고, SNS 통해서 웹자보로 홍보해 주고 함께 해 줬으면 좋겠어요.

“민주노총은 투쟁하는 조직입니다. 한국 사회에 희망을 만들어가는 조직입니다. 그 투쟁을 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우리 함께 한국 사회의 희망을 만들어가는 동반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상균 위원장의 특별발언을 들으며 총파업에 대한 강한 의지와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서 좋았고, 노동자 투쟁에 항상 연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기극

연사인 권영국 변호사는 박근혜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비정규직 종합대책이 실상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체 노동자들의 조건을 악화시키는 사기극이라는 것을 낱낱이 폭로했다.

“최경환 부총리가 내수활성화를 말합니다. 그런데 내수활성화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노동자들이 쓸 돈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노동자들은 지금 쓸 돈이 없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권영국 변호사가 이 날 발제에서 크게 강조한 점은 두 가지였다.

첫째, 박근혜 정부가 말하는 것처럼 ‘노동시장이 정말 경직돼 있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박근혜 정부는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것이 마치 노동시장이 너무 경직되어 있기 때문인 것마냥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하고 있다.

그러나 권영국 변호사가 보여 준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한국 노동자들의 근속년수는 5.1년으로(OECD 평균 10년) OECD 국가 중에서는 꼴찌이다. 이와 반대로 한국의 단기근속자 비율은 35.5퍼센트로(OECD 평균 16.5퍼센트) OECD 국가 중 단연 1위이다.

권영국 변호사는 “이 통계를 보면 노동시장이 경직돼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너무 유연해서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국민들에게 ‘눈 가리고 아웅’ 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고 있는 겁니다!”라며 분노를 표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장그래법’도 빠지지 않고 짚고 넘어갔다.

“비정규직 기간을 4년으로 늘린다고 해서 한 번 계약으로 4년 일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이에도 얼마든지 해고될 수 있습니다. 또 파견직 기간도 4년으로 늘리겠다고 하는데 비정규직 4년, 파견 4년 합하면 8년입니다. 한국 노동자들의 근속년수가 5.1년인데 이렇게 되면 어느 기업이 정규직을 뽑으려고 하겠습니까?”

권영국 변호사는 현대자동차에 촉탁직으로 일하다가 6개월만에 해고당한 공 씨의 사례를 보여주며 앞으로 이 같은 일이 더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파견이 가능한 업종이 기존 32개에서 4백여 개 업종으로 사실상 전면 허용, 원청의 불법파견 합법화, 일반해고로 해고요건 완화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었다.

둘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건이 열악하고 청년 실업이 높은 이유가 정규직 노동자들이 과보호 되고 있어서인가?’에 대한 부분이었다. 박근혜 정부는 비정규직 문제, 청년 실업의 원인을 정규직 노동자들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그러나 통계를 보면 한국의 연간 임금총액(인당)은 2만 9천53달러로 OECD 국가 중 거의 꼴찌(22위)이며, 임금불평등 지수는 4.85배로 OECD국가 중 3위에 달한다. 또한 저임금 계층의 비율은 25.1퍼센트로 OECD국가 중 1위이다.

권 변호사는 “비정규직이 너무 낮은 임금을 받아서 임금불평등이 심각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마치 정규직의 임금이 높아서 문제인 것마냥 국민들을 속이고 있습니다. 이게 정부입니까?”라며 분노를 표했다.

뒤이어 나온 통계 자료를 보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열악한 조건과 청년 실업의 원인이 기업과 정부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부는 정규직을 고용하는 데 인건비가 많이 들어 일자리 창출이 어렵다고 하는데, 기업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는 오히려 떨어졌다.

그렇다면 그 많은 기업들의 매출액은 어디로 갔을까? 가계의 저축률과 기업의 사내유보금 추이를 보면 가계 저축률을 점점 낮아지는 반면, 기업의 사내유보금은 치솟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없고 기업의 금고만 점점 쌓여간다는 것이다. 현재 10대 재벌의 사내유보금만 5백조 원이 넘는다. 반면에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후퇴하고 있다. 즉, 비정규직 문제와 청년 실업의 진정한 원인은 노동자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돈을 쌓아두기만 하고 풀지 않는 기업들에게 있는 것이다.

권 변호사는 “10대 재벌의 사내유보금 중 10퍼센트만 써도 시급 1만원, 월급 2백9만원, 연봉 2천5백8만 원인 신규 정규직 일자리를 만들어 한국 사회의 통계상 전체 실업자를 없앨 수 있습니다. 2.5퍼센트만 써도 청년 실업자들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고 꼬집었다. 권 변호사는 “이 정부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여러분입니다. 이제 스스로 나서지 않으면 바뀌는 것은 없어요. 함께 고민하고 함께 바꿔나갔으면 좋겠습니다”는 말로 발제를 정리했다.

노동자 투쟁

이어진 토론 시간에서 한 학생은 “무엇이 문제인지는 잘 알겠습니다. 그러나 대안이 될 수 있는 이데올로기, 대안 정책은 부족한 것 같습니다. 대안에 대해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질문했다.

권 변호사는 “사실 저희도 고민 중입니다. 지금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많이 알려서 사람들이 자각할 수 있도록 하고 분노를 모아 조직하는 것입니다. 대안에 대해서는 앞으로 많은 논의가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

한 학생은 “대안에 대해서 한 학생이 질문했는데, 아까 특별 발언 했던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님의 말씀처럼 실질적으로 정부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노동자들의 투쟁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정부가 왜 노동자들의 조건을 계속해서 공격하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경제 위기 상황에서는 기업들은 투자를 해도 수익을 얻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투자를 하지 않고 돈을 쌓아만 두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경제 위기를 벗어나려고 계속해서 노동자들에게 고통 전가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고 말했다.

다른 학생은 “원하청 관계를 통해 노동자들의 조건이 후퇴한 것은 노동자 투쟁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하셨는데, 언제부터, 왜 노동자 투쟁이 후퇴하기 시작했는지 궁금합니다”라고 질문했다.

권 변호사는 “사회주의 체제가 몰락하고 자본주의 물결이 일었잖아요? 자본들의 각축전이 벌어졌습니다. 그 상황에서 노동자 주체들이 무엇을 했느냐를 보면 조합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많이 파편화 되었어요. 이렇게 파편화 돼있는 노동자들을 다시 모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많이 고민해봤지만 노동자를 떠난 정당 세력화는 무망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답변했다.

이 날 토론회로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의 문제점에 대해서 생생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짧아서 어떻게 박근혜 정부의 공격에 맞서 싸울지에 대해 충분히 토론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나는 정규직, 비정규직 할 것 없이 온갖 공격을 퍼붓고 있는 박근혜에 맞서기 위해서 노동자 투쟁이 중요하고, 따라서 이번 4.24총파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4.24총파업은 하루로 끝이 아니라 올해 정부에 맞선 투쟁의 시작이다. 4.24총파업을 올해 투쟁의 도약대로 삼기 위해서는 남은 총파업 준비 기간, 총파업을 알리고 조직하는 데 나도 열심히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내에서도 학생들에게 청년 실업의 진정한 원인이 무엇인지, 어째서 노동자 투쟁에 연대하는 것이 중요한지 알리고 노동자 투쟁에 연대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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