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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 성명

[건국대]

학사구조개편을 막아내려면 더 강력한 투쟁을 이어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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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구조개편을 막아내려면

더 강력한 투쟁을 이어나가야 합니다

 

 

지난 31일 학교측의 규정개혁위원회 회의에 맞춰 전례 없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학생들은 행정관을 가득 메웠고, 총장님은 학생회장들에게 쩔쩔매며 이틀 안에 면담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또한 면담 전에 학과구조조정에 필요한 규정개혁을 승인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습니다. 행정관을 가득 채운 학생들의 힘이 만들어 낸 결과였습니다. 그러나 학교는 구조조정 추진 의사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학과구조조정을 막아내려면 더 강력하게 싸울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고려대, 홍익대, 세종대, 동국대 등 타대학들로 연대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런 연대를 모아서 다른 대학들과 공동 집회도 열어야 합니다. 31일 시위를 성공적으로 벌였던 것처럼, 총학생회가 투쟁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학생총회에서 행정관 항의 방문과 면담 요구, 행정관 점거 등 행동안을 결정해 학과구조조정 투쟁을 이어나가야 합니다.

 

정부의 대학구조개혁 정책은 뭐가 문제고, 대안이 뭐야?

정부는 4월 달 안으로 ‘대학구조개혁법’을 통과시켜 재정 지원 제한 대학만 선별하던 기존 대학 구조조정을 더욱 체계화하고 대학을 등급별로 평가해 인원감축 구조조정을 강화하려 합니다. 그동안 교육부는 취업률, 대학생 충원률, 전임교원 확보율 등을 기준으로 대학들을 줄세워 재정지원 제한 대학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대학구조조정을 유도해왔습니다. 교육부가 지난해 12월 대학구조개혁평가 기본계획을 냈지만 평가 기준에 따라 정원감축 및 학교폐쇄/법인해산 등의 조치가 근거 법령이 없어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학구조개혁법’으로 대학구조조정을 법제화 하겠다는 것입니다.

정부가 대학 구조조정을 밀어붙이는 명분으로 내세우는 것은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교 졸업자 수가 줄어 정원을 감축하지 않으면 2023년에는 대학 1백 개가 문을 닫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학령인구 감소가 곧바로 대학의 위기로 이어지는 이유는 사립대 중심의 대학 구조와 등록금 의존적인 대학의 수익구조 때문입니다. 입학 정원이 줄면 그만큼 등록금 수익도 줄어 대학 운영이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하는 진정한 대안은 운영이 어려워지는 사립대를 국립대로 전환하고 정부의 재정 지원을 대폭 늘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학생 수가 줄어도 대학이 문 닫을 위기를 맞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교육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정부는 대학을 기업들에게 고급 노동력을 효과적으로 공급하는 곳으로 만들고 싶어 합니다. 정부는 끊임없이 대학 평가를 시행하고 평가와 재정 지원을 연계시켜 대학 간 경쟁을 부추깁니다. 특히 세계 경제 위기가 심각해지고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서, 정부는 저비용으로 고급 노동력을 효율적으로 양성하고자 하는 유혹이 더 커졌습니다. 우리는 대학을 취업학원으로 전락시키고 이윤 논리에 대학을 종속시키는 것에 반대해야 합니다.

정부와 대학 재단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낮은 교육의 질과 청년실업의 책임을 평범한 학생들에게 떠넘기고 있습니다. 교육은 누구나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입니다. 더 좋은 교육과 양질의 일자리는 대학생들의 희생이 아니라 국가와 재단의 지원으로 얻어져야 합니다.

 

정부의 강제 때문에 학교는 어쩔 수 없이 따르는 것 아니야?

학교 당국이 교육부 지침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완전히 변명이고 책임 회피입니다. 학교는 처음부터 끝까지 교육부의 잘못된 정책에 적극 조응했고, 전면적인 학사 구조조정안을 아무런 소통 없이 일방적이고 권위적으로 밀어붙였습니다.

대학 평가 지표 중에는 취업률 말고도 전임교원 확충률, 장학금 지원률, 교육비 환원률 등도 있습니다. 그런데 학교는 교육에 투자하는 대신 취업률 낮은 학과를 점차 없애는 방식으로 손 안대고 코 풀기 식의 대응을 하려하고 있습니다. ‘취업률 말고 다른 지표는 이미 만점’이라는 말도 학교 측에서 흘러나오는데, 학교가 비민주적으로 학사행정을 진행해서 다른 지표가 만점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우리들은 ‘교육 환경은 이미 더 개선할 것이 없다’는 말을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만약 지표상 이런 부문이 정말 만점이라면 굳이 학과 통폐합까지 하며 점수를 무리하게 올릴 필요가 있는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학교는 이런 질문을 던질 기회조차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입니다.

학교가 대학 평가에서 등급을 높게 받으려고 한 구조조정이니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학생들이 이토록 반대하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평가이고, 개혁인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학교 재정이 어렵다는데..

학교는 구조조정 추진의 필요성 중 하나로 반값등록금 시행으로 인한 재정 확보의 어려움을 근거로 듭니다. 학교가 반값등록금을 시행했다는 것은 모든 학생들이 처음 듣는 일이라 황당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는 학교 재정이 어렵다면서 학교 홈페이지에서는 수익용 기본 재산 보유액이 1조 4,172억원으로 1위라며 홍보하고 있습니다. 저 돈이면 약 4년 동안 건국대학교를 무상으로 운영하고도 남을 돈 입니다. 심지어 재정이 어려운 것이 사실일지라도 그 책임은 학교를 운영하며 비리를 저질러 온 김경희 이사장이 져야 합니다. 김경희 이사장은 학교 재산인 고급 펜트하우스에서 6년 가까이 공짜로 살면서 7억 원에 이르는 임대료를 내지 않는 등 법인 돈 12억6100만 원을 쌈짓돈처럼 썼습니다. 또한 스타시티 상가 임대 특혜주기로 재단에 매년 수십 억 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혀왔습니다. 따라서 이 책임을 학생들에게 떠넘겨선 안 됩니다.

 

예술 계열은 취업률 조사 대상이 아니라는데?

정부는 취업률 조사 시 일반대학의 예술 계열은 제외하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술 계열을 제외한 나머지의 취업률은 평가 대상이므로, 학교가 예술 계열 정원을 줄여 취업률이 높은 학과의 정원을 늘리면 결과적으로 취업률을 상승시키는 효과를 냅니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예술 계열이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또한 정부는 대학의 교육과정과 현장실습을 취업보장형으로 바꿔 “산업수요 중심 정원 조정 선도 대학”을 선정해 더 지원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학교는 이 정책에 발맞춰 예술계열을 줄이고 실용 학과 정원을 늘림으로써 대학을 학문의 장이 아니라 취업학원화시키는 것에 적극 동참하려는 것입니다.

 

이번에 통폐합 대상이 아닌 학생들은 안심해도 될까?

첫째, 비실용학과들은 언제 구조조정의 칼날이 떨어질지 알 수 없습니다. 학교는 학과평가제를 도입해서 2년마다 구조조정을 반복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졸업하고 학과가 사라지거나 군대에 다녀왔더니 학과가 사라지는 일이 더 생길 수 있습니다. 둘째, 대학에서 다양한 학문을 접할 기회가 점점 사라지게 되어, 학생들의 선택의 폭이 좁아지게 될 것입니다. 이 문제는 단지 지금 대학을 다니고 있는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음 세대의 문제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대학이 학문의 장이 되어야 하는 지, 취업학원이 되야 하는 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강경한 학교에 맞서 가장 효과적인 투쟁 방식은 뭘까?

전통적으로 학생들이 사용해 온 가장 강력한 투쟁방식은 행정관의 완전 점거입니다. 물론 행정관 안을 학생들이 가득 메워서 하루 항의 시위를 하는 것도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회의를 방해하거나 총장님에게 면담 약속을 잡게 만드는 힘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행정관의 완전 점거는 이보다 더 강력합니다. 학교 행정은 더 차질을 빚게 될 것이고, 학교측이 즉각 협상 테이블을 제안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사회적 이슈가 되어 학교가 압박을 크게 받을 것입니다. 행정관을 완전 점거하면 학교 측에서 탄압과 반발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미래와 학습권을 보장받기 위해선 강력한 의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투쟁이 고립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따라서 총회에서 투쟁 안건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완전 점거가 학생총회의 결정사항으로 시행된다면 1700여명의 동력으로 31일 집회보다 더 강력하게 유지될 수 있을 것입니다. 완전 점거에 들어가면 점거를 책임지고 운영할 점거위원회를 민주적으로 구성해 점거에 필요한 일들을 논의하고 집행해야 합니다. 점거위원회 구성은 학생들이 단순히 수동적으로 동원되는 것을 넘어서 자발성을 끌어내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위선적인 학교의 구조조정 명분

정체성 강화?

학교는 구조조정의 목적으로 정체성 강화, 교육의 질 상승, 취업률 제고 등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예술 계열 학과들을 비롯한 소수 학과를 통폐합시키는 것은 대학의 정체성을 취업 학원으로 삼자는 것인지 묻게 만듭니다. 오히려 분명히 성격이 다른 학과를 합쳐 정체성을 흐리는 것이 학과 통폐합입니다.

교육의 질 상승?

교육의 질 확보도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과 거리가 멉니다. 통계상 수치가 교육의 질을 보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통계상 전임 교원 확보율이 늘어났어도 실제로 늘어난 것은 정년이 보장된 교원이 아니라 단기 계약직 교원이 늘어났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전임 교원 1인당 강의수를 늘려 교육의 질이 떨어진 사례도 있습니다. 통계상 수치가 아니라 실제 교육의 질이 올랐는가는 학생들이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대형 강의, 열악한 실험 실습 환경, 무분별한 영어강의가 오늘 우리가 접하고 있는 대학 교육의 질입니다.

취업률 제고?

취업률을 제고한다는 것도 위선입니다. 취업률은 경기 변동에 영향을 받는데 그 변화에 따라 학과구조조정을 하겠다는 뜻일 뿐, 실제 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투자를 늘린다는 뜻이 아닙니다. 학교나 정부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을 학생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책임 전가입니다. 학생들은 취업율을 기준으로 학과를 선택하지 않을 자유가 있습니다. 학교는 학생들을 개개인의 인격이 있고 선택권이 있는 교육 대상으로 보지 않고, 취업 시장에 내놓을 상품으로 보고 있습니다. 게다가 취업률을 기준으로 함부로 학생들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상품이 아닙니다. 우리에겐 교육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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