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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시즘2015 대학생 참가자들의 생생한 목소리


지난 2월 6~8일 노동자연대가 주최한 ‘맑시즘2015 – 위기의 자본주의, 대안은 무엇인가?’에는 전국 43개 대학에서 온 1백 명 이상의 학생들이 참가해,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소통하고 토론에 활력을 더했다. 맑시즘이 끝난 후 11명의 대학생 참가자들이 생생한 참가 후기를 보내왔다.


※ 맑시즘2015의 전체적인 평가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맑시즘2015 개막 집회
“단결해 지배자들의 공세를 저지하자” (http://wspaper.org/article/15430)
성황리에 끝난 맑시즘2015
자본주의의 대안을 토론하고 다가오는 투쟁을 결의하다 (http://wspaper.org/article/15432)

 

 


기억하는 방법을 알아가는 과정

– 김지혜

 

2014년 나를 뒤흔들었던 건 ‘세월호 이전과 이후는 달라야 한다’는 것이었다. 4월 말 ‘가만히 있어라’ 침묵 시위를 시작으로 안산, 광화문, 시청을 뛰어다녔다. 하지만 2014년 하반기 세월호 집회는 많이 가라앉았고, 당시 개인적인 문제가 여러 개 겹쳐 나는 광화문에 자주 나가지 못하게 됐다. 그리고 이상한 우울증 같은 걸 느꼈다.

당시 ‘세월호를 기억하라’는 외침과 함께하는 거리 행진에 대해 나는 한계점을 느꼈다. 그리고 정말 ‘세월호 이후’가 다르려면 어떤 방법이 필요한지에 대한 물음을 가졌다. 하지만 실질적인 방법론을 알려 주는 곳은 많지 않았다. 세월호 특별법은 반쪽이 됐다. 300명의 죽음 앞에 당당할 수 없었지만, 그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광화문에 나가고, 서명하는 방법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막연히 사회주의를 지향하고 있었다. 사회주의에 대한 지식은 얕았지만, 그래도 사회주의를 말했던 건 우리가모두 행복할 수 있는 사회 중 하나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지금 한국과 같은 자본주의 사회는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누군가가 불행해지거나 죽어야 하는 곳이다. 그것을 세월호에서 뼈저리게 느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에서 확인했다. 하지만 그 막연함으로는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 맑시즘2015가 나에게 준 것은, 지금의 부조리함을 바꾸기 위한 ‘실천적 행동’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였다.

맑시즘이 내가 가진 고민을 모두 해결해 주었다면 거짓일 것이다. 하지만 희망을 보게 해준 곳이었다. 특히 민주노총의 4월 총파업과 관련된 발언과 논의는, 작년에 느꼈던 아쉬움과 실망감을 해소해 주었다. 그와 더불어 나온 세월호 운동 평가에 대해, ‘노동자들이 모든 작업장에서 손을 놓는 것만큼 정부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것은 없다’ 하는 말은 맑시즘을 통해 처음 접한 운동 방법이었다. 세월호 운동의 거리 투쟁에서 내가 느꼈던 한계점에 대한 새로운 대안이었던 것 같다.

학교에서 인문학과 사회학을 공부하고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론 수업에 현기증이 나고 있었다. 맑시즘 워크숍이 가지고 있는 차별점은, ‘실천’을 위한 교육이라는 것이다. 책을 덮고 밖으로 나갔을 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바뀌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이후에 우리가 어떤 것을 위해 움직여야 할 지에 대한 공부였다.

마지막으로 회의주의와 패배주의로 빠지지 않게 해 준 열띤 워크숍과 토론 시간을 가지게 해 준맑시즘2015에 감사한다. 세월호가 언론에서도 더는 예전처럼 회자되지 않을 때 느꼈던 회의감, 쌍용차 법원 판결을 보면서 느꼈던 패배감, 여기서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갈지에 대한 불안감이 하루에 몇 번씩이나 올라왔었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함께 이러한 부분을 고민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공간 자체가 있었던 것만으로 왕복 4시간의 지하철 통학을 견딜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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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시즘은 자본주의 체제의 진실을 보여 준다”

– 오제하

 

맑시즘2015에 오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게 된 것은 호기심 때문이었다. 그 호기심이란 것은 상당히 복잡한 것이었다. 핵심적으로 ‘이 단체는 어떤 단체이고 어떤 이야기를 하고 무슨 활동을 왜 하는가’, ‘자본주의의 위기는 무엇을 의미하고 왜 위기이며 어떻게 위기를 해석하고 대처할 것인가’였다.

새내기 때부터 맑시즘에 참여해 봐야겠다고 생각해 왔지만,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가지 않았다. 내 눈으로 세상을 보는 관점을 좀 더 키우고 참여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해 왔다. 또한 마르크스처럼 위대한 사상가에 대해서는 누군가한테 배우기보다 원전을 독학하는 것이 먼저라고 못 박아 왔다. 그래야 바보들에게 바보 취급 받지 않고, 인류의 사유와 역사도 진화할 테니 하면서.

그러나 맑시즘2015에 참여하면서 내가 굉장히 엘리트주의적이었다고 느꼈다. 노동조합원이든 학생이든 노동자연대 간부이든 누구든지, 마르크스를 비롯한 사상가들과 세상 문제에 대해 읽고 토론할 수 있었다. 연설은 쉽고 간결하게 진행되었으며 다양한 논쟁이 오갔다. 특히 워크숍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연사들이 여러 복잡한 질문에 친절하면서도 자신 있게 대답하고, 그 대답이 대체로 명확했다는 점이었다. 종종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논쟁에서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는 비판이나 공격, 그리고 억지스러운 질문도 나왔는데, 이에 대해서도 섬세한 접근이 있었다.

자유로운 논쟁이 허용되고 다양한 의견과 의문에 열려 있다는 점, 그리고 노동자 계급의 자력 해방이라는 입장에 대해 일관되게 강조하는 점 등이 내가 본 맑시즘 행사의 중요한 특징이다.

워크숍들의 내용도 다른 곳에서는 들을 수 없는 소중한 내용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게 들었던 워크숍은 최영준 연사의 “국가자본주의”, 하종강 연사의 “왜 노동자 운동이 희망인가”였다. 전자는 기존의 소위 ‘사회주의’국가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그 사회가 실제로는 국가자본주의였음을 역설하고, 진정한 좌파라면 그들을 지지해선 안 된다는 주장으로 끝을 맺었다. 평소에 비슷한 생각을 해 오긴 했지만, 이런 생각을 오래 전부터 발전시켜 온 분들을 눈앞에서 보며 노동자연대가 주창하는 사상이 상당히 건강하고 설득력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편 하종강 연사의 연설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노동자 운동에 오랫동안 헌신했다는 연사의 삶이 묻어 나오는 연설이었고, DJ 및 참여 정부 시절의 노동자 탄압에 대한 이야기들도 중요한 화두로 던져주었다. 국가(혹은 국가기구)나 정당의 힘이 노동자의 자력 해방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는가? 그 시절 마치 조폭들의 영역 다툼에 동원될 만한 살인적인 “연장”들이 노동자 탄압에 동원되었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이 이긴 현장들이 있다는 점 등은 심상에 매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것이 소위 ‘박통’ 시절 동일방직 사건의 폭력성보다 못할 게 무엇인가? 하종강 연사는 매우 담담한 목소리로 이런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공교육 현장에서 노동 교육(교섭 연습 등)의 필요성도 강조되었다. ‘경제 염려증’과 같은 심리학적 용어도 해학적인 표현으로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워크숍을 듣고 나서도 “왜 노동자 운동이 희망”인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대답이 되지 않았다고 느꼈다. 내가 맥락을 잘 파악하지 못한 것이거나 지나친 욕심을 낸 것이라면, 연사님께 진심으로 사과 드리는 바이나, 이 워크숍을 듣고 느낀 것은 ‘노동자 운동이 소중하다’는 점에 가까웠지 ‘왜 희망인가’는 아니었다.

희망은 소중한 것이지만 소중한 것에 희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왜 희망인가’에 대한 대답이 설득력 있게 들리려면, 어느 정도의 대안이 실체로서 보여야 하고 그것에 노동자 운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설명들이 제시되어야 했다. 연설의 맥락상으로 볼 때는, 노동자 운동을 통해 이런저런 상부구조들을 일부 바꾸겠다는 것(가령 노동 교육이 그렇다)으로 보였다. 엘리트 교육을 받고 고위 공직에 오른 사람들도 자신을 노동자라 생각하는 사회가 하나의 이상향인 것처럼 보였는데, 실체적인 측면에서 이게 “노동자 계급의 자력해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 워크숍에서 노동자연대가 일관되게 표방해 온 “노동자 계급의 자력 해방”의 실천적 관점을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연사는 애초에 입장이 좀 다른 분이었던 것 같다. 좋은 연설이었던 만큼 아쉬운 점도 강하게 남는, 그런 점에서 인상적인 워크숍이었다.

이외에도 좋은 워크숍들이 많았고 듣지 못한 워크숍들도 녹음 파일을 구해 청취해 볼 생각이다.

워크숍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뒤풀이 자리였다. 무엇보다도 노동자연대 회원들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경청하고 자신 있게 주장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행사 진행에만 온전히 집중해도 어느새 지쳐 나가떨어지기 쉬운데 살갑게 사람들을 맞이해 주니, 뒤풀이가 재미있는 자리가 되었던 것 같다. 다양한 사람들이 온갖 이야기를 했고 살아있는 지식이 오갔다. 개방적이지만 그렇다고 규율 없는 방종도 아닌 자리였고, 이런 저런 화두들이 가슴속에 남는다. 술자리에서 어떤 의미를 찾는다는 것은 1:1로 만날 때뿐이라고 생각해왔는데, 그렇지 않은 자리를 가질 수 있게 되어 감사할 뿐이다.

소위 진보적인 강연회나 모임들이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 누군가가 의도하는 것일 수도 있고, 어떤 무목적성의 운동의 일부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실의 일부가 가려지는 중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려진 진실을 보려 하는 사람만이 어렵게나마 그 일부에 닿을 수 있다. 맑시즘은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체제의 여러 진실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포괄적으로 보여준다. 게다가 노동자와 학생이 함께 참여하여 토론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경험이다.

지성을 갖춘 운동, 운동성을 갖춘 지성, 노동자와 노동자가 분열되지 않고 노동자와 학생이 분리되지 않는 진보 운동, 이것이 내가 맑시즘2015에서 느낀 하나의 구체적인 희망이었고 길이었다.

 


 


“대안에 대해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 깨비

 

3일간 맑시즘에서는 여러 주제의 워크숍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었어요.

저는 요즘 ‘지금의 세계를 분석’하는 데 관심이 있어요. 그래서 제국주의와 이주노동자, 경제 위기 같은 현안에 대한 통찰력 있는 해석과 관련 지식을 얻고 싶었는데 마침 딱 그런 워크숍이 있어서 참여했어요. 생각보다 2시간은 짧고 처음 듣는 개념도 많아서 모두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저의 파편화되어 있는 생각을 전체적으로 갈무리하고, 이 분석을 적용해서 내 삶을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하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또 성소수자 워크숍도 있었는데요. 양성애자 친구와 그 아버지가 나오셔서 자신의 경험과 성 정체성에 대해서 연설해 주셨던 것이 인상 깊네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랑하고 연애하기만 해도 힘들 때가 많고 느낄 것이 많고 마음이 참 벅찬데, 성소수자들은 사회적 통념의 강력한 벽과 씨름해야 하는 훨씬 더 힘겨운 사랑을 하고 있었어요. 연사의 짝사랑 경험을 듣다가 눈물도 흘렸어요.

이외에도 여러 철학적 쟁점과 이론을 맑시즘에서 많이 다뤘어요. “세월호 참사 투쟁의 평가와 전망” 워크숍도 참 많은 분이 와서 듣고 공감했습니다.

정말 세상은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 보이는 것 같아요. 저는 지금의 사회가 강조하듯이, 주로 약간 중립적으로 사고해 왔는데요. 갈수록 ‘중립’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뭐든 자기 선택을 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으니까요.

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꿈은 참 소박하게도 그저 안정적이고 평범한 삶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결코 평범한 삶이 그냥 주어지지 않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평범한 사람들을 할 수 있다면 더 많이 더 많이 착취함으로써 유지되는 사회구조니까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삶에 대해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결코 개인은 시대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시대에 대해 알게 되고 고민하게 될수록 대안을 갈구하게 되는 것 같아요. 더 많은 사람이 대안에 대해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진정한 소통이 있는 청중토론 시간”

– 정태훈

 

군대는 구성원들에게 특정 목표를 위한 하나의 수단이 되는 것을 강요한다. 군대 내 구성원들은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대우받기 힘들고,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기도 한다. 문제는 사회구성원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이런 군대를 거쳐 간다는 것이다. 나도 그 절반의 사람 중 하나였다. 나름의 고집이 있었고, 군대의 권위주의 문화에 휩쓸리지 않겠다고 수백 번 생각했다. 그렇지만 전역을 하고 사회에 나온 뒤 일상의 공기처럼 퍼진 군대 문화에서 ‘내가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있었을까’하는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맑시즘을 친구에게 소개받은 것은 바로 그 시점이었다. 오른쪽에 치우친 열탕에서 막 나온 나는 순간적으로 왼쪽의 냉탕은 어떤 느낌일까 하는 호기심이 들었다. 일종의 반작용이었다. 그래서 그들의 급진성에 대한 경계심보다는, 그들은 어떤 주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까하는 궁금증이 더 컸다.

워크숍은 연사의 발표와 청중 토론, 연사의 정리의 단계를 거쳤다. 연사가발표를 통해 문제제기와 해법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신선했던 것은 그 뒤에 이어지던 청중 토론 시간이었다. 강연의 거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토론 시간을 확보한 것을 보고, 적극적으로 토론하는 청중이 얼마나 될까 생각했다. 정확하게 오산이었다. 청중 토론은 활발했으며 누구든지 자신의 의견을 자연스럽게 말하고, 오히려 시간이 부족해서 마이크 볼륨이 꺼지는 일이 빈번할 정도였다. 토론에 참여하는청중을 보면서 진정한 소통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반가움이 있었다.

가장 인상에 남았던 워크숍은 세월호 진실 규명 노력에 대한 워크숍이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나는 그동안 세월호 유가족을 직접 뵌 적이 없었다. 단순히 언론을 통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그리고 이것을 은폐하려는 시도에 대해서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 워크숍의 내용은 크게 학술적이거나 담론적이지 않았다. 다만 마음이 아팠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듣는 워크숍이었다. 이렇게 감수성이 없는 나조차도 슬픔과 분노를 느끼는데, 세월호 유가족을 일상적으로 뵙고 손을 잡고도 그들을 두 번 죽이는 짓을 서슴없이 하는 위정자들은 도대체가 사람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대부분의 워크숍들은 논리적이고 체계적이었다. 종종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올바름에 대해 숙고하고 논리적 귀결에 따른 원칙을 중시하는 태도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세상에 대한 낙관의 정도에 다소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이것을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것과 의심하는 것의 차이라고 말해두고 싶다. 노동자연대의 표현을 빌리자면, 나는 ‘개혁주의자’였다. 그들은 혁명을 말하지만 나는 회의적이다. 사회를 장악한 기득권의 영악함은 결코 물이 끓는 상황을 연출하지 않을 것이며, 결국 물은 뜨겁기만 할 뿐 끓지 않을 것이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물을 뜨겁게 하는 불을 끄는 일이지, 물이 끓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다분히 나만의 관점이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노동자연대가 좋고 감정적으로 끌렸다. 그들은 착취당하고 억압당하는 모든 이들의 해방을 말한다. 사람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믿음 없이는 할 수 없는 생각이다. 나는 여기서 그들의 더운 가슴을 느낀다. 급진적이고 공허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타인에 대한 공감을 기반으로 하는 따뜻한 주장임에는 틀림이 없다. 어떤 작가의 말처럼 ‘네 탓이라고 누군가 노려볼 때 그게 왜 내 탓이냐고 항변하고 싶은데 생각하고 보면 내 탓인 것 같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는 삶’을 살아가는 그들을 보면서, 세상에 대해 조금은 낙관적이어도 되겠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

맑시즘 뒤풀이 자리에서 그동안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했던(정확히는 안 했던) 것을 자책하는 나에게, 그것으로 된것이라며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언젠가는 행동하지 않겠냐며 다독여준 어느 회원의 말은 꽤 오랫동안 힘이 될 것 같다. 전역 후 했던 일 중 가장 잘 했다고 생각하는 일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맑시즘에 참가한 것을 들 정도로 값진 경험이었다. 1년에 한번 열리는 포럼인 것이 못내 아쉽지만, 내년 포럼에 참가할 때까지 나름대로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고다짐한다. 행사를 열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했던 노동자연대 회원들과, 색다른 경험을 소개해 준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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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시즘에 온 수백 명을 보면 가슴이 뛴다”

– 김동욱

 

2011년부터 맑시즘에 매년 참가해왔으니, 올해로 5년째다. 참가할 때마다 정치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느끼는데, 비슷한 주제의 워크숍을 여러 번 들으면서 이전보다 그 주제에 대한 내 이해가 풍성해졌음을 깨달을 때 특히 그렇다. 게다가 비슷한 주제를 여러 번 들을 때도 배워가는 것이 있지만, 아직도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새로운 주제가 여전히 많기에 더욱 많이 배운다.

맑시즘에 참가하기 이전에도 여러 진보 인사들의 강연회에 자주 참가했었다. 늘 배울 게 많았는데, 요즘에는 예전보다는 그런 강연회가 줄어든 것 같아 아쉽다. 그런 점에서 수십 개의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맑시즘 같은 포럼이 매년 꾸준히 열린다는 점은 더욱 빛을 발한다.

그리고 그보다 더 큰 장점으로 꼽고 싶은 것은 바로 ‘청중 토론’ 시간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다른 강연회에서는 대체로 강연을 일방적으로 듣기만 하는 경우가 많고, 짧은 질문을 할 시간 정도만 주어지거나 그마저도 없는 경우도 종종 있다. 맑시즘에서는 청중이 나와서 자신의 주장을 하는 것을 들을 수 있는데, 정말 다양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리한 질문도 많이 나오는데, 그러한 질문에 연사뿐만 아니라 다른 참가자가 답하는 걸 들으면서도 많이 배운다.

나도 이번 맑시즘 때 청중 토론 시간에 많이 이바지하려고 노력했다. 다른 분의 질문에 답하려 시도해보기도 하고, 주제에 관해 추가로 하고 싶은 말을 해보기도 했다. 워크숍을 듣던 중 생긴 궁금증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다. 내 발언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다.

맑시즘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마르크스주의라는 급진적 사상에 이렇게 많은 관심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할 때마다, 언제나 가슴이 뛴다. 맑시즘에 참가를 고민하는 분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내년에맑시즘에서 만나자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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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시즘, 흥미롭고 열려있는 세미나

– 김하겸

 

맑시즘2015는 갓 스무살인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참여한 세미나였다. 맑시즘2015를 참가하기 전에, ‘세미나’하면 생각나는 것은 어렸을 때 아버지가 회사에서 돌아와 툴툴거리면서 ‘이번 세미나는 재미없었어. 다 졸았어’ 하고 말할 때 그 ‘세미나’였다. 지루하고, 일방적인 강연이 떠올랐던 것이다. 그렇지만 맑시즘2015는 내가 세미나에 가지고 있었던 생각을 완전히 바꿔주었다.

먼저, 세미나 내용에 있어서 졸거나 지루할 틈이 없이 흥미로웠다. 특히, 김인식 연사의 “진보적 대중정당” 워크숍과 조셉 추나라 연사의“파리 공격부터 시리자 당선까지”는 주제의 시의성도 있을 뿐더러, 현안에 대한 공시적이고 통시적인 분석이 어우러져서 좋았다.

또한, 세미나 형식에 있어서도 연사의 연설이 끝나고 청중 토론 시간을 두어서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졌다. 청중 토론 시간에 질문만이 아닌 의견 개진, 잘못된 정보의 정정 등의 다양한 발언이 나온 것이 세미나의 활발함을 담보했다고 생각한다. 주최 측에서 청중 토론 시간을 충분하게 주었고 참가자들 역시 메모장에 펜을 들고 능동적으로 참여한 결과인 것이다.

물론 참가자의 질문에 연사가 바로 바로 대답하는 형식이 아니어서 청중 토론에서 나온 일부 질문들이 묻힌 것은 아쉬웠다.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세미나가 지루하고 닫혀있을 거라는 편견을 깨준, 흥미롭고 열려있는 세미나였다.

 


“다양한 주제와 논의가 있는 맑시즘”

– 고세원

 

맑시즘을 올해 처음 알게 되어 참여하였는데, 한정된 시간에 다양한 주제의 워크숍을 마련하고 있어 어디에 참여할지 고르는데 애먹었습니다. 제가 참여했던 워크숍들에서는 마르크스주의를 대표하는 마르크스의 논의뿐만 아니라 마르크스 이후 발전된 다양한 논의도 포함하고 있었고, ‘맑시즘’이라는 시각이 단순히 노동자 문제에 한정되지 않고 한반도, 아시아, 중동 등 세계 각국의 반전과 평화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될 수 있어 재미있었습니다.

 


“뜨거운 터닝포인트”

– 남준규

 

상경의 부담, 대안으로서마르크스주의에 대한 회의, 사회문제에 대한 낮아진 관심 등으로 맑시즘2015 참가를 많이 망설였다. 하지만 포럼이 진행되면서 갖고 있던 선입견이 많이 해소되었고, 변혁에 대한 불안했던 믿음이 점차 확신으로 변했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하면서 많은것을 느끼고 배웠다. 맑시즘2015는 내게 뜨거운 터닝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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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연대하여 행동하자는 메시지”

– 노태민

 

저에겐 2012년, 2014년 여름 맑시즘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맑시즘이였던만큼, 생소함보다는 익숙함이 더 큰 맑시즘이었습니다.올해 처음으로 겨울에 열리게 되어서 짧았던 준비 기간 때문에 미흡한 점이 발견될 수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지난 맑시즘에 비해 큰 차이나 어려움 없이 잘 진행되었다고 봅니다.

맑시즘에 갈 때마다 느끼는거지만 노동자연대 활동가들은 참 열정적이고 진실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청중 토론 시간의 발언은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연대하여 행동하자’는 구호로 이어져, 저 같은 비회원 참가자가 ‘행동’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이번 맑시즘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워크숍이 있는데, 권민씨와 권영한씨가 연사로 섰던 성소수자 관련 워크숍이 그것이었습니다. 권민씨의 솔직한 고백은 청중의 젠더에 관계없이 공감하기에 충분했고, ‘성소수자의 가족’의 입장을 들을 수 있었던 권영한씨의 발표는 앞으로 제가 한 아이의 부모가 되었을 때 그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지에 대한 지혜를 주었습니다. 다시 한 번 권민씨와 권영한씨의 용기 있는 목소리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끝으로 좋은 강연과 원활한 진행을 위해 애써주신 노동자연대 관계자 분들께 감사 드리고, 사회적 약자를 위해 지금처럼 계속 애써주셨으면 합니다. 화이팅(투쟁)!

 


“맑시즘을 갔다오면서 정말 느낀점이 많았다”

– 강주영

 

일단 처음 사회주의를 접했던건 아나키스트였던 크로포트킨의 자서전을 읽고서였다. 그래서 사회주의를 볼 때 아나키스트적인 관점에서 보려고만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 맑시즘을 갔다오면서 다른 관점에서 사회주의를 볼 수 있었다.

첫날에는 마르크스의 유물론과 변증법 강의를 통해 세계를 보는 새로운 관점을 세워 놓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래야 좀 더 워크숍에 대한 내용 이해와 더욱 활발한 토론이 진행될 수있을 거라 생각한다. 첫날부터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설명하는 것을 듣다 보니 약간의 거부감이 들었다.첫날에 “아나키즘과 자율주의”를 들었는데 아나키즘에 대한 비판적인 설명을 들어 약간의 반감이 생겼었다. 하지만 다른 여러 워크숍을 듣고 토론하며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이 약간 생겼고 그로인해 토론했던 내용을 이해하게 되는경우가 많았다.

맑시즘에 와서 정말 좋았던 경험은 성소수자와 그 아빠가 함께하는 워크숍을 들었던 거였다. 성소수자가 무대에서 이렇게 연설을 하는 것을 처음 봐서 놀랐고, 그 나이가 내 여동생 나이인 고3이라는것에또 한번 놀랐다.

고3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아주 당당하게살아가는 모습에서, 존경심과 함께 나 또한 심장이 두근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차별과 억압속에서 많이 힘들었을텐데 굴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펼쳐나가는 모습에서 많은 감동이 왔다. 그래서 처음으로 워크숍이 끝나고 악수를 청했다. 나보다 아직 6살이 어린 나이지만 그 친구는 나보다 훨씬 자유로웠고 아름다웠다.

세월호 유가족의 워크숍 또한 더욱 나에게 다짐을 불러 일으키는 좋은 경험이었다.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면, 조셉 추나라의 워크숍은 순차 통역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보니, 지루하고 집중력이 떨어졌었다.

맑시즘을 듣고 집으로 내려오면서 느낀것은 이 사회는 아직 충분히 변화할 수 있고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거라는 희망이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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